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가을 학기에 100% 온라인 수강하는 외국인 유학생의 비자 제한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이민정책을 일주일여 만에 전격적으로 접은 것이다. 이로써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온 100만 미 대학 유학생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으로 전망되지만 신입 유학생들로 타깃을 좁혀 새 규제가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앨리슨 버로스 매사추세츠주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매사추세츠공대(MIT)와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버드와 MIT는 유학생 비자 취소 조치의 집행을 막아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냈고 이날 법원에서 첫 심리가 열렸다. 버로스 판사는 “미 정부는 철회에 합의했다”며 이번 정책의 집행은 물론 결정 자체를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한 뒤 4분도 안 돼 심리를 마쳤다. 미 정부가 불과 8일 만에 꼬리를 내리면서 하버드대를 비롯해 100% 온라인강의 계획을 세운 미 대학에 다니는 한국인 유학생들은 걱정을 덜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대학들이 낸 법정 의견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한 한 한국인 유학생이 소속 대학인 드폴대 수업 과정에 아직 등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미 국제교육연구소(IIE) 통계를 보면 미국의 고등교육기관(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 기준 109만5,299명으로 이 중 한국인 유학생은 4.8% 수준인 5만2,250명이었다.
그러나 이날 합의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유학생 비자 문제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새로 입학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는 온라인수강에 관한 비자 제한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백악관과 국토안보부가 대상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면서 새로 등록하는 유학생에게만 적용하는 제한적 조치가 하나의 선택지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