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이현주 교수와 이정용 교수,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공동연구팀이 폴리머 전기방사 기술을 미소 전자 기계시스템(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 공정에 접목해 실시간으로 뇌피질 전도 측정이 가능한 투명하고 유연한 미세전극 어레이(배열)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뇌피질 전도 미세전극 어레이는 기존의 불투명한 금속 전극과는 달리 빛에 의해 발생하는 잡음 신호가 매우 작고 자유로운 빛의 전달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를 이용해 광유전학 및 광 치료 연구에 활용이 가능하다.
이현주 교수 연구팀의 서지원 박사와 김기업 박사과정생, 그리고 이정용 교수 연구팀의 서기원 박사과정생이 각각 주도하고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와 김정욱 박사가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지 7월 2일자에 게재됐다.
최근 빛의 새로운 활용법과 생체 내 효능에 대한 발견으로 인해 빛을 생체 내의 특정 영역에 조사해 생기는 반응과 효과에 관한 연구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광유전학, 광 치료 기술 등이다. 광유전학은 기존 신경 자극기술과는 달리 매우 국소적인 부위의 신경 세포를 자극하고 광 치료법은 수면장애와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가능성 때문에 이 분야에 관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빛에 의한 생체 내 반응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체내에 센서 등을 장착해서 호르몬의 분비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생리신호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통상적으로 전기생리신호 측정을 위해 사용하는 일반적인 금속 박막 전극은 높은 반사도와 낮은 투과도로 인해 빛의 전달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빛을 쬘 때 베크렐 효과(금속 전극이 빛을 받으면 전극에 전위차가 생겨 전류가 흐르는 현상)에 의해 ‘포토일렉트릭 아티팩트’라는 잡음 신호가 발생한다. 따라서 일반 금속 박막 전극은 정확한 전기생리신호를 측정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 교수팀은 그간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 MEMS 공정을 통해 제작되는 미세전극 어레이를 투명화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왔다. 그 결과, 폴리머 전기방사 기술을 MEMS 공정에 접목해 뇌피질전도(ECoG·ElectroCorticoGram)측정을 위한 유연 투명 미세전극 어레이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장치는 높은 투과도를 지니고 있어 포토일렉트릭 아티팩트가 매우 약하고 빛의 전달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른 투명 미세전극 어레이와 비교했을 때 전기화학 임피던스가 낮아 뇌피질전도 측정이 매우 유리하다.
연구팀은 자체개발한 유연 투명 미세전극 어레이 성능평가를 위해 외부 변형에 따른 저항 변화와 전기방사 시간에 따른 전기화학 임피던스, 전하 저장 용량 등을 측정했는데 전극 자체의 특성을 쉽게 조절이 가능한 점 등 여러 측면에서 우월한 성능을 보였다.
특히 미세 전극에서 발생하는 포토일렉트릭 아티팩트를 비교했을 때 10배 이상 감쇄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쥐 뇌의 다양한 피질 영역에 걸쳐 유연 투명 미세전극 어레이를 위치시킨 후 광 자극을 통해 발생하는 뇌피질 전도 신호를 측정한 결과, 신호를 정량적으로 비교하는데 성공하는 한편 빛이 원활하게 전달되는 현상을 관측했다.
연구팀은 현재 이 기술을 기반으로 광 자극과 함께 정확한 뇌피질전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미세전극과 미세광원이 집적된 다기능성 미세전극 어레이 개발을 위한 후속연구를 진행중이다. 연구팀이 광원과 전극이 함께 집적된 다기능성 소자 개발에 성공하면 광유전학이나 광 치료 등의 연구를 진행하는 뇌과학자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뉴로 툴(Tool)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주 교수는 “기존에는 광전 효과로 인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잡음 신호로 인해서 광 자극과 동시에 뇌피질전도 측정이 불가능했지만 투명 미세전극 개발을 계기로 광 자극과는 무관하게 실시간으로 뇌피질전도를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