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말라리아약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이어 이번에는 구충제를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려 브라질 시중 약국에서 ‘아니타’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구충제를 복용해도 좋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구충제 약품을 양손에 든 채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들은 의사를 찾아가 ‘아니타’를 복용해도 되는지를 문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마찬가지로 구충제 역시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약물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지적했다. 지난 7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먹었는데 몸 상태가 좋다. 여러분도 나처럼 하기를 권한다”면서 “여러분에게도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며 내가 증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고, 의학계는 부작용을 경고했다. 의학계는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이 계속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홍보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법조계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말라리아약 예찬’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연방검찰의 고위 관계자는 “브라질 국민 대다수가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14일 이뤄진 코로나19 2차 검사에서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16일 기준으로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01만4,738명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전 세계서 두 번째로 많다. 사망자는 7만6,82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