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코로나 이후와 기업가정신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전 한국금융연구원장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 전 금융연구원장김태준 동덕여대 교수, 전 금융연구원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활동 전반이 크게 위축된 힘든 상황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고 있지 않다. 이 와중에 한국경제가 현재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가장 선방하는 경제로 평가된다는 점은 다소 위안이 된다. 그럼에도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1998년 이래 처음으로 -0.2% 수준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한국은행이 전망했다. 이 전망도 코로나19가 3·4분기에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 하에서는 -1.8%의 경제위축도 예상하고 있다.


이번 위기가 실물부문과 금융부문의 복합위기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3차례 추경을 통한 대대적인 재정지출을 집행했고 한국은행도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와 한국판 양적 완화를 시행했다. 그 결과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막대한 재정지출 확대와 급속한 금리인하로 인한 부작용 또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특히 늘어난 통화가 부동산시장으로 몰림으로써 주택가격이 급상승하고 심각한 세대간의 사회적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 또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채비중이 2019년 39.8%에서 올해 말 43.5%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가신용도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의 급박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단기적인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은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위기 이후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정책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얼마 전 발표한 한국판 뉴딜은 시의적절한 비전 제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임기를 2년 미만 남긴 정부가 얼마나 실효성 있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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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는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들의 사업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위기는 다른 형태의 기회이다. 위기 이후 지속적인 성장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창조적, 파괴적 혁신을 가능케 하는 기업가 정신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할 것이다. 정부는 규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세제 인센티브를 과감히 확대하고 노동시장이 보다 유연할 수 있도록 사회적 복지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번 뉴딜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도 정부의 역할은 관련 분야의 핵심 인프라의 구축과 규제적 환경 개선 그리고 필요 인적 자원 확보를 위한 교육개혁과 같은 간접적인 지원에 국한돼야 한다. 구체적인 혁신과 개발은 민간기업들 간의 경쟁을 통해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한 요인 중 하나는 우리 기업이 세계화된 경영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 결과이다.

우리 경제는 올해 마이너스성장을 극복하고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한국의 잠재성장율은 2000년대 5% 수준에서 지속 하락해 2020년대에 약 1.5~2%에 머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속적 성장과 이를 바탕으로 한 포용적 정책이 유지,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의 혁신 성과가 중요하다. 올해 타계한 클레이튼 크레스텐슨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많은 나라들에서 지속적인 번영은 가난을 바로잡는다고 찾아오지 않는다. 번영은 그 나라들에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혁신에 투자함으로써 가능하다”고 했다. 혁신의 주역은 기업이라는 점이 반영된 실사구시의 정책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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