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시그널] 흔들리는 리츠 'IPO투심'...왜?

최근 리츠 주가 부진에 공모도 주춤

배당주인데 시세차익 기대...투심악화

리츠 물건에 대한 낮은 신뢰도도 요인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위치한파이낸스타워의 모습. /사진제공=제이알투자운용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위치한파이낸스타워의 모습. /사진제공=제이알투자운용



올해 기업공개(IPO)에 도전한 리츠(REITs)들이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부진을 거듭하더니 급기야 공모를 연기한 리츠마저 나왔다. 채권 성격의 배당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지만 단기 시세차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높아진’ 기대치를 맞추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상장 리츠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아직은 높지 않다. 해외자산·재간접리츠 등 생소한 상품이 쏟아지면서 기관투자자 재판매(셀다운)에 실패한 물건이 공모로 나온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최근 리츠에 대한 IPO 투심이 낮아진 이유로 꼽힌다.

마스턴프리미어1호는 고심 끝에 22~24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려던 공모청약 일정을 연기했다. 프랑스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6%대 안정적인 배당과 빌딩 매각 시세차익으로 연간 8~9%대 수익률을 자신했지만 수요예측 결과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가 나오면서 IPO 일정을 연기했다. 벨기에 오피스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제이알글로벌리츠 역시 수요예측의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상장을 일정대로 추진하면서 일반청약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분위기를 반전이냐 투심 악화냐의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두 리츠 외에도 올해 상장을 추진한 리츠들의 수요예측·청약 경쟁률은 하향 추세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가 수요예측 87대1, 청약 27대 1을 기록한 이후 이지스레지던스리츠(76대1, 청약 2.6대 1)·미래에셋맵스제1호리츠(수요예측 54대 1, 청약 9대 1) 등이 연이어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시세차익을 기대한 공모주 투자자들이 단기 수익을 내지 못한 점을 꼽고 있다. 지난 16일 상장한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상장 직후 주가가 빠지면서 공모가 5,000원의 89% 수준인 4,465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상장한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 역시 상장 직후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현재 주가는 각각 5,170원 4,430원으로 공모가(5,000원) 수준 혹은 공모가를 밑돈다.


한 IPO 관계자는 “배당을 주요 수익으로 하는 리츠는 사실상 채권 성격을 지닌 상품”이라며 “다수의 상장 리츠를 경험한 공모주 투자자들이 시세차익을 보기 어렵다는 점을 학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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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부진하다면 안정적인 배당수익의 리츠 공모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7월 상장한 SK바이오팜·마크로밀엠브레인·위더스제약·신도기연 등 신규 IPO 기업들의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100% 오르면서 리츠 공모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한 IPO 기관투자자는 “다른 공모주에 투자하면 상장 직후 100%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연간 7~8%대 배당을 지급하는 리츠가 다시 각광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열됐던 상장 리츠의 주가가 안정화되는 가운데 일시적인 공모 부진이란 지적이다.

아직 상장 리츠에 대한 신뢰가 높지 못한 것도 공모 부진 요인이다. 재간접리츠·해외자산리츠 등 다소 생소한 상품들이 공모 시장에 나오면서 기관투자자 셀다운에 실패한 물건들을 일반 공모시장에 푸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 대체투자 관계자는 “일부 해외 물건의 경우 정부 기관이 입주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시세보다 비싸게 물건을 매입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당장 배당은 지급하더라도 향후 빌딩 매각에 실패할 경우 투자자 수익률은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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