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그널] 효성캐피탈, 매각가 눈높이 맞출까...숏리스트 선정 주목

지난주 예정된 숏리스트 결과 아직 통보 안해

2·4분기 실적 확인 못한 후보들 보수적으로 보기도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매각을 진행 중인 효성(004800)캐피탈이 적격 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 선정 단계부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원매자가 보수적인 가격을 제시해 가격 범위가 벌어지면서 효성그룹의 고민이 길어 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캐피탈은 현재까지 입찰 참여자를 대상으로 숏리스트 선정 여부를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예비입찰을 마감한 효성캐피탈은 지난주 중 숏리스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예비입찰에는 사모펀드 운용사(PEF) 뱅커스트릿과 화이트웨일그룹(WWG), 중국 핑안인터내셔널파이낸셜리싱 등 10여곳의 투자자가 참여했다. 이들 인수 후보 가운데는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한 곳도 있어 실제 경쟁 후보군은 5곳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희망자들이 다양한 가격을 제시하면서 선정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효성그룹은 효성캐피탈의 매각 가격을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를 적용한 5,000억원 수준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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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일부 원매자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매물을 평가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보다 악화한 대내외적 상황으로 효성캐피탈이 지난해 매각을 추진하던 시점보다 높은 가격을 쓰기 어려웠다는 평가도 따른다.

일정상 원매자들은 3월 말 결산 기준 실적을 기준으로 입찰 가격을 제시해야 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지난 2·4분기의 경영 상황을 확인하지 못해 보수적인 가격 책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 입장에선 완주 여부를 판단할 가장 중요한 지표를 아직 확인하지 못한 셈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효성캐피탈은 산업기계와 공작기계 리스 등 설비금융 비중이 높아 건설업과 제조업 등 불황에 따른 여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후보자들은 본입찰 실사 과정에서 회사 측이 2·4분기 결산 실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고 가격을 최종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적에 따라 입찰 가격이 현재 수준보다 크게 변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예비인수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후보자들의 보수적인 시각을 확인하면서 효성그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가격을 이유로 매각을 미루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2018년 12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효성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올해까지 효성캐피탈 매각을 끝내야 한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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