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도에서 하루만에 237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다급해진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유흥업소를 단속하겠다는 뜻을 표명했지만 실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NHK에 따르면 도쿄도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19일(188명), 20일(168명) 이틀 연속 100명대로 줄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200명대로 늘었다. 이에 따라 도쿄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9,816명으로 1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1일 280명이었던 도쿄도 내 입원 환자 수도 현재 920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가팔라진 코로나19 재확산세에 일본 정부는 경찰을 투입해 유흥업소를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남성 접객원이 주로 여성 고객을 상대하는 ‘호스트클럽’과 여성 접객원이 남성 고객을 주로 상대하는 ‘갸바쿠라(‘카바레’와 ‘클럽’을 합한 일본의 조어)’ 등 업소에 ‘풍속영업 등 규제 및 업무의 적정화 등에 관한 법률’(이하 풍속영업법)에 근거해 경찰이 조사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풍속영업법에 따른 경찰의 방문 조사는 영업시간 준수 여부나 종업원이 명부와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활용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케이신문은 경찰의 방문 조사가 마스크를 썼는지나 사람들 사이의 안전거리가 유지되고 있는지 등 감염 방지 대책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도쿄신문은 “애초에 풍속영업법에는 코로나19 대책 시행 여부를 단속할 권한이 없으며 경찰의 위압으로 휴업시키려는 노림수가 역력하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9일 “호스트클럽 등 유흥업소가 코로나19 확산의 근원이라는 점이 밝혀지고 있다”며 “경찰이 발을 들여놓고 근원을 하나하나 쳐부술 것”이라고 과격하게 발언했다. 하지만 유흥업계는 자신들이 코로나19 확산의 원흉으로 지목돼 국민적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접객 유흥업소 등의 이익단체인 일반사단법인 ‘일본미즈쇼바이협회’의 고가 가오리 대표이사는 20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업소에 따라 감염 대책에는 큰 격차가 있으며 ‘밤거리’나 ‘호스트’ 등을 싸잡아 비판하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제시한 지침은 실태와는 동떨어졌고, 현실적이지 못하면 철저하게 준수하도록 하는 시스템도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