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에 휴스턴 주재 총영사관을 72시간 이내에 폐쇄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중국 영사관 직원들이 문서를 황급히 불태우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22일(현지시간) 뉴스위크에 따르면 중국 영사관 인근의 휴스턴 현지 주민들은 영사관 직원들이 쓰레기통에 문서를 가득 채워 넣고 소각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영상을 보면 서너개의 쓰레기통이 불타고 있으며, 쓰레기통 주변에는 서류 뭉치가 쌓여있다. ‘라메쉬’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미국이 영사관 폐쇄를 요구하자 중국인들이 파일과 문서를 불태우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영사관의 문서 소각 작업은 21일 저녁부터 22일 새벽까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휴스턴 경찰서는 트위터를 통해 “21일 오후 8시 25분께 영사관 경내 야외 마당에서 연기가 관측돼 소방관과 경찰관들이 출동했다”고 밝혔다.
지역방송인 ABC13은 “오늘 새벽에도 중국 영사관 마당에서 서류가 가득 담긴 쓰레기통이 불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휴스턴 소방당국과 경찰은 영사관 건물 바깥에 집결해 혹시 모를 화재 상황에 대비했으나 중국 영사관이 경내 출입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샘 페나 휴스턴 소방서장은 “중국 영사관 시설 마당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이지만 소방대원의 접근은 허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전날 “중국이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며 지적 재산권 보호 등을 내세워 휴스턴 주재 영사관의 폐쇄를 요구했고, 중국은 “미국이 일방적인 도발로 중미 관계를 의도적으로 훼손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미국과 중국이 외교 관계를 맺은 1979년 중국이 미국에 처음 개설한 영사관이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