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에서 오랜 기간 번성한 왕조를 찾기는 쉽지 않다. 땅의 주인이 되기 위한 여러 세력의 쟁탈전이 늘 격렬하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현대에 이르러 중화인민공화국이 탄생하기까지도 군벌 간 치열한 대립이 벌어졌다. 전쟁사 전문가 권성욱의 신간 ‘중국 군벌 전쟁’은 청조 멸망 후 20세기 초반의 중국 역사를 상세하게 다룬다.
중국 역사를 기록한 책은 고대부터 숱하게 세상에 나왔지만 중국 현대사는 유독 빈약한 분야였다. 특히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조가 사라진 후 1949년 국공 내전에서 공산당이 국민당을 타이완섬으로 내몰고 승리할 때까지의 역사는 거의 공백이나 다름없다. 오늘날 중국, 중화인민공화국의 탄생을 기록한 책 중 상당수는 신화와 허구가 마구 뒤섞여 역사라고 믿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마오쩌둥은 늘 과도하게 영웅으로 묘사되고, 장제스와 대부분의 군벌은 제국주의와 결탁해 민중의 고혈을 빨아먹은 매판 세력으로 치부된다.
책에는 무명의 군인이었던 장제스가 남방을 무력으로 평정해 국민당의 근거지로 다지고, 북방 군벌 간 분열을 이용해 북벌에 성공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국민당 총사령관이자 노련한 정치가인 장제스와 오합지졸 농민 군대를 이끌고 공산당을 키워나간 마오쩌둥의 대립과 싸움도 주요하게 서술했다. 1,4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책에는 135장의 사진과 도판 자료, 27개의 전황 지도도 실려 있다. 4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