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지지율 급락하자 내놔, 정상이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국회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부동산 투기 대책이 전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국민 원성이 높아지고,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니 급기야 내놓은 제안이 수도를 세종시로 옮기겠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정부 정책으로 내놓을 수 있는 것이냐. 웃지 못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세종시를 만들어서 운영된 지가 얼마냐. 인구 유입은 어떤가 생각해보라”며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것도 수도권 인구 과밀을 해소하는 데 아무런 효력을 내지 못한 게 오늘의 현실”이라고 했다.
이어 “수도라는 건 우리 국제 사회에서의 상징성도 있다”며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안보적 심리까지 정부가 과연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위헌 결정을 우회하기 위해 특별법 추진 가능성을 거론하며 “마치 헌재가 우리 사람으로 다 채워져 있으니 당연히 우리가 법안을 내면 그건 합헌이 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는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을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수도=서울’이라는 사실이 600년 동안 형성된 불문의 관습법”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관습헌법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헌법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헌재의 상징성마저 부인하는 이런 사태가 초래되고 있다”며 “우리 대통령께 요구한다. 좀 정책을 상식 수준에서 운영할 수 있게 정책팀을 정비하라”고 촉구했다.
주호영 "위헌문제 해결 못해, 與 진정성 의심"
주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당의 공식입장은 정해진 바 없다”며 “(다만) 그 이전에 행정수도는 위헌 판결이 났다. 그때부터 우리 당의 입장은 위헌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행정수도가 되지 않는다(는 것)”라고 설명했다.
주 원대대표는 “세종시 발전에는 저희들도 동의한다”면서도 “청와대와 국회까지 가는 행정수도 이전, 그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고 또 우리가 서울에 있는 외국 공관까지 이전하는 커다란 문제라 더 신중하고 많은 영향들이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 원내대표는 국회 분원 문제에 대해서는 “그건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부처) 국·과장이 국회 오느라 (생긴) 비효율을 없애기 위해서 분원을 설치하고 필요하면 세종시에서 상임위 회의하는 것 논의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이 논의 자체가 여당이 22번의 대책에도 치솟는 부동산 혼란 문제를 면피하기 위해 꺼낸 주제라는 의견도 내놨다. 주 원내대표는 “자기들이 집 값 잡지 못한 무능이 있으니까 그런 이슈를 행정수도를 옮기면 마치 해결될 듯 임시변통적으로 내릴 측면 있어 진정성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지역감정 부추겨 대선판 만들기"
안철수 대표가 여권의 행정수도 이전 추진에 대해 “지역감정을 부추겨서 2002년 대선판을 다시 한 번 만들어 보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왜 하필 지금인가. 부동산 정책 실패를 행정수도 이슈로 덮으려는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인다”며 “계속 꼼수와 물타기로 실정과 무능을 감추려 한다면 역사는 문재인 정권을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아파트가 먼저인 세상’을 만든 최악의 정권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헌법재판소의 판결대로라면 헌법개정사항”이라며 “대통령은 중요한 국가 사안에 대해 매번 뒤에 숨어 간 보지 말고 당당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