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일본 코로나 확산 와중에…'센과 치히로' 배경 온천 연휴 첫날부터 북적였다

23일 일본 에히메현 마쓰야마시 도고온천 앞에서 관광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아사히신문 캡처23일 일본 에히메현 마쓰야마시 도고온천 앞에서 관광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아사히신문 캡처



"수도권 인파, 연휴 기간 지방으로 몰려와"


“호텔이나 여관이 연휴 기간 거의 만실 상태입니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한 가운데 연휴 첫날인 23일 유명 온천인 도고온천 일대가 관광객으로 북적였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에히메현 마쓰야마시에 위치한 도고온천은 일본에서 3대 고천(古泉)으로 꼽히는 유명 관광지로 인기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된 장소이기도 하다.

일본에선 지난 23일부터 나흘 간 연휴가 이어지고 있다. 마쓰야마에선 이에 맞춰 4월부터 운영을 중단했던 관광 열차인 ‘도련님 열차’(봇짱열차)가 23일부터 공휴일 한정으로 운행을 재개했다. 이 열차가 도고온천역에 도착하자 수많은 관광객이 촬영에 분주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마쓰야마의 호텔과 여관도 연휴 기간에 “거의 만실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고온천 여관 협동조합 관계자는 “에히메현 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으며 칸토지방에서 가족 여행으로 오는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시설들은 감염 확대 방지 대책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면서 “여러 지역에서 마스크나 소독 등을 받으면서 꼭 찾아와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칸토는 도쿄도, 사이타마현, 지바현, 가나가와현 등 수도권과 이바라키현, 도치기현, 군마현이 포진된 일본의 중심 지역이다.

물론 예년의 연휴 때만큼 관광 인파가 몰리는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 기념품 가게의 50대 점주는 “연휴 첫날치고는 관광객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오전 9시에 가게를 열었는데 오후 3시까지 상품이 10개 정도밖에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연휴에 여행 가라고 돈 준 아베 총리


관련기사



일본 정부는 이번 연휴에 맞춰 지난 22일부터 자국 내 관광을 활성화하는 ‘고 투(Go to) 트래블’ 사업을 시작했다. 1조3,500억엔(약 15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국내 여행 비용의 50% 상당(1박 기준 1회에 최대 2만엔)을 보조하는 내용이 골자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도쿄도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여행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이터연합뉴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와중에 국내 관광을 지원하는 대책이 과연 적절하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 내린 각의 결정 당시 고투 트래블의 사업 시기를 코로나19 ‘확산이 수습한 후’라고 명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베 신조 총리는 경제 활성화와 방역 대책을 병행한다며 고투 트래블 추진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감염 예방을 철저히 한다. 국민 여러분의 협력을 받으면서 신중하게 경제활동을 재개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22일 말했다.

하루 확진자 1,000명 육박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 코로나19 신규 일일 확진자는 1,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NHK방송 등에 따르면 23일 신규 확진자는 981명 나오면서 하루 단위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망자도 2명 늘었다. 이에 따라 누적 확진자는 2만8,963명, 사망자는 1,005명에 달했다.

23일 일본 카나가와현의 한 해변이 서핑을 즐기는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AP연합뉴스23일 일본 카나가와현의 한 해변이 서핑을 즐기는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AP연합뉴스


특히 수도 도쿄에서 366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쿄에서 하루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도쿄에서는 15일 연속 1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제2 도시인 오사카에서는 104명의 확진자가 나와 이틀 연속 100명대를 기록했다. 나고야시가 포함된 아이치현에서도 97명의 확진자가 새로 확인돼 하루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일본의 신규 확진자가 900명대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 19 발생 이후 역대 처음이다. 전날 기록한 795명의 사상 최다 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김기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