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의 선원 3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이 선박에 승선한 수리공 등 내국인 5명이 감염됐다. 부산항 입항 러시아 선박과 관련된 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가 나온다.
24일 부산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선원 3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러시아 어선 페트르원호(7,733t·승선원 94명) 수리 연관 내국인 5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5명은 157번 확진자와 같은 직장에 다니는 동료이자 러시아 선박 수리 관련업에 종사자들이다.
선박 수리업체 직원인 157번 확진자는 이 선박에 승선한 후 지난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 보건당국은 157번 확진자의 접촉자 156명 중 지역 접촉자 4명을 뺀 152명을 우선 검사한 결과 이날 추가 확진된 작업자들을 제외한 가족 4명, 친인척 7명, 직장 동료 141명 등 147명은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157번 확진자의 지역 접촉자 4명에 대한 검사도 할 예정이다. 시 보건당국은 추가 확진된 5명에 대한 동선, 접촉자, 특이사항 등을 역학조사 중이다.
해당 선박은 지난 8일 부산항 북항으로 입항해 신선대부두에 접안했다. 입항 당시 승선검역에서는 유증상자가 없었다. 이후 하선 신청이나 특이 사항이 없어 추가 검사를 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지난 20일부터 내국인 근로자와 접촉이 있을 수 있는 선박 수리나 하역 작업이 이뤄지는 선박 선원의 경우전수 검사를 실시하도록 검역이 강화됐지만 페트로원호는 이전에 입항한 선박”이라 설명했다.
157번 확진자가 지난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그의 직장 동료 5명이 추가 확진되자 러시아 선박과 관련된 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가 나온다. 시 보건당국은 157번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파악하려고 역학조사를 하고 있지만 이날 페트르원호 선원들이 집단 감염됐기 때문에 157번 확진자는 러시아 선박 선원들로부터 감염됐을 개연성이 높아졌다.
시 관계자는 “157번 확진자는 지역 내 감염보다 러시아 선원으로인한 감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 선박 수리 업체의 명단을 갖고 수리에 참여한 근로자들의 수를 파악하는 중인데 확인되는 대로 이들에 대한 전수검사에 들어갈 계획”이라 말했다. 지난 한 달 사이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8척에서 모두 78명의 러시아 선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날 부산지역 코로나19 누계 확진자(러시아 선원 제외)는 162명으로 늘어났다. 자가격리자는 3,734명이며 이중 해외입국자가 3,598명이며 확진자의 접촉자가 136명이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