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의 인수계약이 무산되면서 파산 위기에 몰린 이스타항공의 조종사노동조합이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조세포탈 혐의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29일 검찰에 고발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직 의원은 이스타항공에 손해를 끼지며 파산으로 내몬 주범”이라며 이 의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 노조 주장에 따르면 이 의원은 상속세 및 증여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 이스타홀딩스를 세우고 아들과 딸을 대주주로 앉혔다. 또 21대 총선 과정에서 이 의원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배우자 및 자녀의 재산을 신고해야 하지만 재산 일부를 의도적으로 누락해 신고함으로써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2015년 10월30일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됐다. 이 의원의 아들(66.7%)과 딸(33.3%)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설립 2개월 만에 자금 100억원을 차입해 이스타항공 주식 68%(주식 524만주)를 매입했다. 회사 설립 당시 아들은 17세, 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는 26세였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이스타항공의 주식가치가 0원이던 시절에 사모펀드로부터 80억원을 빌려 주식을 취득했다는데 논리적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으로부터 연4%에 불과한 이례적으로 낮은 이자율로 92억원을 빌렸는데, 이스타홀딩스는 아무 사업을 영위하지 않았다”며 “이 의원이 결국 조세 포탈의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의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서는 “(21대 총선 당시) 이 의원은 직계비속 재산으로 4,150만원을 신고했다”며 “그런데 딸인 이수지 대표는 1억원을 호가하는 ‘2018년식 포르쉐 마칸 GTS’를 타고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 의원이 ‘위장 이혼’을 한 뒤 부인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배우자 재산 신고를 누락했다고도 보고 있다.
이 외에도 이 의원의 형이 대표로 있는 비디인터내셔널과 비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도 이 의원의 차명재산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이날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은 “1,600명 조종자들이 이스타항공을 살리기 위해 온갖 고통분담에 나섰지만 인수합병이 무산되고 이제 길거리로 내몰렸다”며 “이 의원은 높은 매각대금을 챙기기 위해 제주항공의 요청에 따라 코로나19를 빌미로 구조조정에만 몰두하며 국내선 포함 전면운항중단, 고용유지지원금 미신청, 코로나19 운영자금지원 미확보 등으로 이스타항공에 손해를 끼치며 파산으로 내몬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