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21대 국회 들어 처음 ‘장외투쟁’을 강행할 분위기다. 176석 절대 과반인 더불어민주당이 제1 야당을 무시한 채 부동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을 각 상임위에서 처리하자 통합당 내부는 들끓고 있다. 당 지도부도 “방법이 없다”며 강력한 투쟁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면 자연스럽게 원 밖에서 야당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이런 식으로 (민주당이) 다수의 횡포를 부리며 법안 심의도 안 하고 자신들 마음대로 해버린다면 다른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76석의 압도적 의석을 앞세워 이날 법사위에서 전·월세 임대차 계약을 ‘2+2년 연장’, ‘상승폭 5% 제한’ 등을 담음 임대차 3법을 통과시켰다. 또 전날 각 상임위를 통과한 부동산법 등 11개 법안도 숙려기간 5일이 지나면 법사위를 지나 8월 4일 본회의에서 통과가 가능하다.
김 위원장의 강한 발언은 이날 오전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달아오른 당의 분위기를 담았다.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그렇게 밀어붙이는 거도 국회법 위반인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비판했다. 4선 홍문표 의원은 “우리가 더 이상 깨지고 부서지고 수모를 당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면서 “밖에 나가면 국민이 안 좋아할 거라고 참고 기다려왔는데 기다린 이유가 뭐냐. 야당으로 존재가치가 없다”고 역설했다.
당내 문제에 대해 말을 아끼던 무소속 홍준표 의원(전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통합당을 질책했다. 그는 “YS와 DJ(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는 지금보다 더한 소수의 국회의원을 갖고도 거대 여당의 폭주를 막아 냈다”며 “과거 그분들이 야당일 때 어떻게 투쟁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볼 때”라고 마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곧바로 장외투쟁을 입에 올렸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장내외 투쟁을 병행하되 장외 투쟁의 방법들은 구체적으로 더 고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지난해와 올해 초 황교안 전 대표 체제에서 국회 밖을 나서 거리 투쟁에 몰두했다. 하지만 국민들에 반감을 샀고 결국 총선에서 큰 패배로 돌아왔다. 이 때문에 통합당은 총선 이후 장외투쟁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뒀다. 통합당이 원 밖으로 나선다면 21대 국회의 대여 투쟁 전략이 완전히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