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려면 돈 내놔" 여친 아버지 살해한 지적장애인, 징역 18년 확정

커플이 결혼에 반대하며 돈을 요구하는 여성 측 아버지를 공모해 살해했다가 나란히 중형이 확정됐다. 두 사람은 지적장애인으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황모씨의 존속살해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황씨는 집에서 술 취해 잠든 여자친구 이모씨의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도 함께 범행에 가담해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 받았으며,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된 바 있다.

경남 창녕군의 장애인 근로사업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결혼을 준비했으나 이씨 아버지가 결혼의 대가로 돈을 요구하며 반대에 부딪혔다. 그러던 중 지난해 4월 이씨의 아버지가 황씨에게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저놈 정신병 약 먹는다”며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 두 사람 모두 지적장애 3급이지만 큰 무리 없이 사회생활을 한 걸로 알려졌는데, 화가 난 황씨는 이씨와 공모해 아버지를 죽이기로 했다. 이씨는 아버지가 술에 취해 잠들었다며 황씨를 집으로 불렀고, 황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로 아버지를 여러 차례 찔렀다.



1심은 황씨에게 징역 18년, 이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지적장애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가 무겁다고 봤다. 2심 재판부도 동일한 선고를 내렸으며, 지적장애가 있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형량이 지나치다는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

두 사람 중 황씨만 상고했지만, 대법원의 판단도 동일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범행 수법, 범행 전후 행동 등에 비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