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시론] 기대·우려 공존하는 임대차3법

김덕례 주택산업硏 주택정책연구실장

임차인 주거 안정 개선 기대되지만

임대인에 피해·희생 강요는 안돼

임대 포기땐 임차주택 줄어들 수도

모두 윈윈할수 있는 정책 고민해야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임대차 3법’이 시행됐다.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으로 임차인은 최대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전월세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이 3.2년 정도임을 고려할 때 임차인의 주거불안이 줄어들고 주거안정성이 개선될 수 있다. 임대료 상승폭은 5% 이내로 제한되고 지방자치단체가 5% 이내의 상한을 결정하면 그에 따르게 된다. 전월세상한제 도입의 결과다. 전월셋집을 구하면서 보증금 때문에 대출을 알아보고 여기저기 융통할 수 있는 자금을 찾아 헤매던 임차인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정부가 임대차 3법을 도입하면서 기대하는 긍정의 효과다. 임차인 입장에서 보면 좋은 정책이다. 이런 임대차 3법이 임차인에게 좋기만 할까. 임차인 대부분이 싱가포르처럼 공공주택에서 산다면 그럴 수 있다. 공공은 손해를 보고 불편하더라도 국민의 주거안정과 삶의 질 제고를 위해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의무이자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임차인의 대부분은 민간임대인주택에 살고 있다. 이것이 문제다.

민간임대인은 공공과 다르다. 손해를 보고 불편해지면서까지 다른 사람의 주거안정과 삶의 질 제고를 위해 임대를 할 이유가 없다. 정부는 2025년까지 장기 공공임대주택 240만가구 달성을 목표로 공공주택을 연간 20만가구 정도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 2025년이 되면 무주택 임차가구 10가구 중 3가구 정도가 공공임대주택에서 살 수 있다. 그래도 7가구 정도는 민간임대인이 제공하는 주택에 거주해야 한다.

2025년이 되더라도 공공은 무주택 임차가구의 거주주택을 절반도 공급할 수 없다. 그렇기에 민간임대인이 불편해지면 안 된다. 임대차 3법으로 화가 난 민간임대인이 임대를 포기하면 시장에서 임차주택이 줄어든다. 공공주택에 들어갈 수 없는 임차인이 임차주택을 구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임대차 3법 도입으로 지금 당장은 임차인에게 더 나은 삶을 보장해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임차인의 주거안정은 매우 중요하다. 안정적인 거주기간을 보장하고 과도한 주거비 상승으로 삶의 질이 나빠지지 않도록 정책을 잘 짜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임대인의 피해와 희생이 강요돼서는 안 된다.

관련기사



우리나라의 임차시장 구조는 복잡하다. 전세제도와 보증금 규모가 매우 큰 월세제도가 있다. 다른 나라에는 자가 아니면 보증금 규모가 월세의 3~4개월치 정도 되는 월세가 있다. 월세가 50만원이면 보증금은 200만원 수준이다. 이런 서구식 순수월세는 우리나라 주택 시장에서 3%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월세라고 하더라도 보증금이 매우 크다. 그래서 민간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는 다른 나라처럼 단순하지 않다.

보증금과 월세는 민간임대인과 임차인의 이해관계 조정 과정에서 결정된다. 이때 활용하는 것이 은행 금리 같은 전월세전환율이다. 이는 지역·주택유형·주택규모·주택특성 등에 따라 제각각이다. 5%라고 하는 하나의 수치로 관리하기 어려운 이유다.

새로운 정책은 최대한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해 수혜자층을 두텁게 만들고 피해자층을 최소화해야 한다. 피해자 계층이 사회에서 이탈하지 않고 정책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충분히 보상해야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정책도입으로 인한 사회 혼란을 줄이고 긍정의 효과를 최대한 높일 수 있다.

정부는 임대차 3법 도입으로 임차인이 권리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민간임대인이 받게 되는 과도한 손실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민간임대인과 임차인이 윈윈할 수 있는 정책이 돼야 한다. 임차인과 민간임대인 모두 국민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기사의 댓글(0)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