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물폭탄' 인명피해 속출...태풍까지 온다

경기·강원지역 등 중부 집중폭우

충북지역 4명 숨지고 8명 실종

곳곳 산사태·태백선 등 철도 마비

태풍 '하구핏' 북상 추가피해 우려

시간당 100mm를 웃도는 기록적 폭우가 내린 2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근곡사거리 인근의 주택과 자동차 등이 물에 잠겨 있다./성형주 기자시간당 100mm를 웃도는 기록적 폭우가 내린 2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근곡사거리 인근의 주택과 자동차 등이 물에 잠겨 있다./성형주 기자



경기, 충북,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산사태 등에 취약한 농촌·산간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됐다. 제4호 태풍인 ‘하구핏’의 북상으로 장마전선의 위력이 배가될 것으로 보여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충북지역에서 4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됐다. 이날 오전 5시부터 9시까지 인명구조 44건, 주택침수 등 안전조치 115건이 접수됐다. 특히, 충주와 제천, 단양지역에서 갑자기 불어난 물로 피해가 컸다. 충주시 앙성면 능암리의 한 야산에서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산사태로 축사가 파묻히고 가스 폭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0대 여성이 숨졌다. 엄정면에서도 산사태로 토사에 깔려 70대 여성이 사망했다. 이밖에 음성군과 제천시에서도 각각 한 명씩 숨졌다.

충주에서는 침수 피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던 소방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일도 발생했다. 오전 7시41분께 충주시 산척면 영덕리의 한 하천에서 현장으로 출동하던 충주소방서 직원 송모(29)씨가 급류에 휩쓸렸다. 송씨 등 소방대원 5명은 오전 6시께 가스폭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 중이었다. 송씨는 현장까지 도보로 이동 중 도로가 유실되면서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송씨를 포함해 충북에서는 총 8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안성시에서는 한 명이 숨지고 한 명이 가까스로 구조됐다. 오전 7시께 일죽면 화봉리의 한 양계장에 산사태로 인한 토사가 밀려들었다. 구조대원들은 두 시간여에 걸쳐 양계장 건물과 집 등을 수색해 오전 9시18분 토사에 묻혀 숨진 50대 남성의 시신을 수습했다. 이 남성은 산사태 직후 집 밖으로 탈출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남성과 함께 집 안에 있던 다른 가족 세명은 무사히 탈출했다. 또 7시50분께 죽산면 장원리의 한 주택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70대 여성이 실종됐다가 3시간여 만인 10시50분께 구조됐다. 안성시는 오전 8시 50분께 산사태 경보를 발령했다.

관련기사



이천시에서는 이날 전체 길이 126m의 산양저수지 둑 일부인 방수로 옆 60m 구간이 붕괴하면서 주민들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천시는 오전 7시 30분께 둑 붕괴 신고를 받고 인근에 사는 주민들을 모두 대피시켰다. 경기 여주와 용인의 청미천 수위가 상승하면서 여주시는 이날 오전 8시 50분을 기해 점동면 원부리 마을주민 200여명을 인근 초·중학교로 대피시켰다. 인명 사고는 면했지만 논 5ha 등 농경지가 침수되고 주택, 마을회관 등 건물이 파손되는 등 재산 피해가 컸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인명·재산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관할청은 이날 저수지 붕괴 직후 자동 예·경보 시스템을 발송하고 관련 부서에 붕괴 사실을 알리고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전국적인 집중호우에 토사가 유입돼 충북선과 태백선은 철도 전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중앙선과 영동선도 일부 구간에서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경기 안성 286.5㎜·여주 264㎜, 충북 단양 284.5㎜, 제천 272.7㎜, 강원 영월 235.4㎜ 등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에서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제4호 태풍 ‘하구핏’이 북상하면서 규모를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하구핏이 다량의 수증기를 끌고 오면서 장마전선의 위력을 배가할 전망이다. 하구핏은 전날 타이완 남동쪽 해상에서 발생했다. 현재 진로대로라면 5일께 서해 상으로 진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행안부는 추가 호우에 대비하기 위해 이날 오전 11시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배수 펌프장이 제때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도록 조처하고 둔치 주차장·저지대·지하 차로 등 위험지역 예찰과 사전대피를 강화하도록 했다. 행안부는 앞서 이날 오전 1시를 기해 풍수해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중대본 비상 2단계에 들어갔다.


허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