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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않고 싶습니까? 가능합니다!

[책꽂이]노화의 종말

데이비드 A.싱클레어 외 1인 지음, 부키 펴냄




붉은 포도주에 많이 들어있는 ‘레스베라트롤’이 장수물질이며 이것이 노화를 지연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2006년 ‘네이처’지에 발표된 후 적포도주 판매량은 30% 가까이 급증했다. 이 논문 발표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해 독일의 작은 마을로 피신했던 화제의 주인공은 노화와 유전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인 데이비드 A. 싱클레어 하버드 의대 유전학 교수다. 그가 찾아낸 ‘장수물질’은 이 뿐 만이 아니다. 이스터섬이라 불리는 라파누이의 모아이 석상 아래 흙에서 찾아낸 약물인 ‘라파마이신’은 항균제와 면역 억제제인 동시에 탁월한 항노화 기능을 발휘했다. 장수 효소 서투인(sirtuin)을 활성화하는 물질인 NAD의 체내 농도를 증진시켰더니, 사람 나이로 65세 정도인 늙은 생쥐들이 트레드밀이 망가질 지경까지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신간 ‘노화의 종말’은 싱클레어 박사가 25년간 몰두한 장수 연구의 완결판이다. 600쪽이 넘는다. 저자는 노화와 유전 분야에서 50가지 이상의 특허권을 갖고 있으며 14개 생명공학 기업의 공동창업자이자 지분 소유자다. 그런 저자도 ‘활력’이라는 단어 그 자체로 살았던 할머니가 92세를 일기로 돌아가시기 이전 10년간 “예전 자아의 껍데기만 남은 상태”로 사는 것을 지켜봤고 의지하고 사랑했던 어머니가 죽음의 순간에 “나를 키운 사람이었다가 헐떡거리고 꿈틀거리는 세포 덩어리로 변했”던 것을 목격해야 했기에 ‘노화를 끝장내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책 전체에 흐른다.


우선 저자는 노화를 치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할’ 질병이며 가장 흔한 질병으로 봤다. 그는 “삶을 연장하는 것과 활력을 연장시키는 것은 다르다”고 못 박으며 “그냥 몇 년 더 사는 것이 아니라 더 활동적이고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한 삶을 더 오래도록 누리는 ‘활력 연장’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화 억제를 위한 첫걸음은 식습관이다. ‘간헐적 단식’을 추천한다. “영양실조 없는 열량 제한”은 서투인을 활성화해 생존회로를 작동시키는데, 몸에 일종의 비상사태가 선포돼 세포 방어 체계를 자극하고 생존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노화가 늦춰진다. 단식의 실천이 쉽지 않다면 “사자의 저녁보다 토끼의 점심”에 더 가깝게 식단을 짜는 게 좋다. 식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고 동물성 단백질은 최소화하라는 조언이다. 생활 습관으로는 저산소증 반응이 올 만큼 격렬하게 땀을 흘리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추위에 몸을 드러내는 ‘저온요법’을 권한다. 다양한 약물도 장수를 도울 수 있다.

궁극적으로 책은 “질병이나 장애 없이 살아가는 기간인 ‘건강수명’을 점점 늘림으로써 장수할 수 있는 세계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한다. 2만2,0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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