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코로나로 매출 껑충 텐센트, 美 공세에 글로벌화 급제동?

팬데믹 국면 위챗·게임 성적 호조

1분기 매출 전년비 20% 늘었지만

美, 중국앱에 대대적 제재 예고

WSJ "장기화땐 사업전략 차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수혜로 최근 급성장 중인 중국 최대 인터넷서비스 기업 텐센트(중국명 텅쉰·騰迅)가 미중 갈등의 유탄을 맞아 사업 글로벌화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지지율 하락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재선 행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내세워 대중 압박의 고삐를 더 조이면서 텐센트의 글로벌 전략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7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경영악화에 빠진 대부분의 중국 기업과 달리 텐센트는 오히려 매출이 급증했다. 텐센트의 1·4분기 매출은 1,181억홍콩달러(약 18조원)로 전년동기 대비 20.9%나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2·4분기에도 전 분기를 웃도는 성장을 이뤘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결과는 텐센트가 운영하는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챗(중국명 웨이신·微信) 덕분이다. 중국에서 위챗은 한국에서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을 합친 것 이상의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다. 이를 통해 위챗은 전자결제 서비스 위챗페이 등 수많은 서비스와 연결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위챗페이의 중국 전자결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39%이며 사용자는 무려 8억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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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챗은 더욱 막강한 힘을 갖게 됐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민 개개인의 스마트폰에 ‘건강코드’ 애플리케이션을 의무화했는데 이를 위챗 서비스를 통해 제공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외국인을 포함해 스마트폰 건강코드가 없으면 공공장소에 갈 수 없다. 사실상의 14억 인구의 ‘통행증’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텐센트의 기존 캐시카우인 게임 사업도 코로나19로 한층 성장했다.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게임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이 덕분에 홍콩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6일 현재 47.9%가 올랐다. 텐센트 창업자이자 회장인 마화텅의 재산도 덩달아 늘어났다. 7일 포브스 중국 부호 순위에서 마 회장의 재산은 613억달러(약 73조원)로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496억달러)을 넉넉히 앞선 1위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 시장 석권을 발판으로 삼은 글로벌화 추진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시작되면서 텐센트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에 사용금지라는 제재를 가하면서 다음 대상으로 위챗을 대놓고 겨냥했다. 2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있는 중국 소프트웨어 회사가 “틱톡이든 위챗이든 관계없이 무수히 많다”고 말했다. 그는 5일에도 “틱톡이나 위챗 같은 앱은 중국 공산당의 콘텐츠 검열을 위한 수단”이라며 앞선 언급을 재확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견제가 장기적으로 게임과 클라우드·금융 서비스에서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리는 텐센트의 큰 그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내에서도 위챗페이 등 소수의 인터넷기업이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데 대한 비판이 불거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중국 금융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인민은행이 디지털화폐 출시를 앞두고 전자결제 시장에서 위챗페이와 알리페이(알리바바)의 과점을 억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인민은행은 반독점당국에 이 두 회사의 반독점조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페이의 시장 점유율은 위챗페이보다 높은 55%에 달한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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