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전부터 강낭콩을 닮은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은 삼성전자(005930)의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 라이브’가 애플의 콩나물 ‘에어팟’을 밀어낼 수 있을까. 갤럭시 무선이어폰 최초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소음 차단)을 지원하고 오픈형 디자인을 채택한 갤럭시버즈 라이브를 지난 6일 출시일에 직접 사서 5일간 체험해봤다.
귀에 꽂자마자 오픈형이라는 외모만 보고 생겼던 선입견은 금세 사라졌다. 이어팁으로 귀를 누르는 커널형 이어폰보다 덜 먹먹했고, 머리를 흔들어도 귀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12mm의 스피커와 베이스 덕트(bass duct)로 소리도 풍부하다. 전화할 때 상대방도 되묻는 적이 없을 정도로 통화 음질도 좋다. 3개의 마이크에 가속도 센서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케이스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열면 반지가 나오는 보석함처럼 생겼다. ‘폰꾸’(휴대폰 꾸미기) 열풍을 이끌어낸 갤럭시Z플립처럼 클램셸(조개껍질) 형태다. 여닫는 부분에 홈이 넓게 파여있어서 실리콘·젤리·키링 케이스를 탈부착하기도 쉽다. 에어팟 시리즈처럼 취향에 맞는 케이스를 덧입힐 수 있는 것이다. 크기도 작아 주머니에 넣어 다니기도 부담없다.
새롭게 추가된 ‘이어버드 끊김 없이 전환하기’ 기능도 인상적이다. 삼성의 2세대 무선이어폰 ‘아이콘X 2018’을 쓰다가 유선이어폰을 다시 사용한 이유는 노트북과 휴대폰에 번갈아 가며 연결하기가 불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제품에서 기기 연결을 부드럽게 전환된다. 이 외에 음성만으로 인공지능(AI) 빅스비를 호출할 수 있다.
노이즈캔슬링 기능은 외부 소음을 확실히 줄인다. 에어콘 작동 소리이나 버스·지하철의 진동 소리 등 저음역대 소음을 막아 음악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켜고 끄면 확실한 차이가 느껴진다. 하지만 완벽한 노이즈캔슬링에는 역부족이다. 버스정류장 주위를 질주하는 차 소리와 지하철에서 종종 들리는 ‘끼이익’ 같은 굉음까지 줄이지 못한다. 애플 ‘에어팟 프로’보다 소음차단 정도만 볼 때 뛰어나지 않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어버드를 하루종일 착용하고 계신 분들까지 감안해서 설계한 것”이라며 “생활 속 대화나 안내방송 등은 들려주어 보다 안전하게 소음 감소효과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노이즈캔슬링 성능을 높이는 착용법을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소개한 착용법보다 기기를 수평으로 눕혀 귓속에 더욱 밀어 넣는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 끼니 실제로 주변 소음이 더욱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픈형 이어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사례를 제공하기 위해서 착용법을 안내했다”며 “개인별 귀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개인에게 편안한 음질을 들을 수 있는 방법으로 착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어폰이 깊게 들어가 ‘공기 덕트’ 부분이 가려진다면 블루투스 성능에 영향을 줘 오디오 품질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선천적으로 귓구멍이 깊다면 갤럭시 컨설턴트를 운영하는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매장에 방문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갤럭시버즈 라이브는 IPX2 등급의 방수를 지원한다. 땀이 흐를 때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지만 가급적 물을 피하는 것이 좋다. 삼성전자는 제품 사용설명서에서 ‘제품 사용 중 물이 들어가면 제품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라고 설명했다.
갤럭시버즈 라이브는 미스틱 브론즈, 미스틱 화이트, 미스틱 블랙 색상으로 구성된다. 삼성전자는 전작 갤럭시버즈+처럼 통신사별 색상 모델 판매도 검토하고 있다. 블루(SK텔레콤), 레드(KT), 핑크(LG유플러스) 색상의 갤럭시버즈 라이브가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