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조현준 효성(004800) 회장은 11억원을 자본금으로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을 설립한다. 업종은 스포츠의류 소매업. 섬유기업인 효성 오너가가 판매할 브랜드에 관심이 쏟아졌다. 정체는 곧 드러났다. 2012년부터 미국 유명 스포츠브랜드 언더아머의 독점 수입 및 국내 유통을 시작한 것이다. 때마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언더아머를 입으며 유명세를 탔다. 2014년부터는 이익도 냈다. 자리를 잡는 듯했지만 2017년 암초를 만났다. 언더아머가 국내에 법인을 세워 직접 사업하기로 결정하면서다.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은 이후 적자 전환했고 조 회장은 다른 주주들의 지분을 모두 매입하는 결정을 내린다. 청산 수순인지 아니면 더 키우기 위한 전략인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은 11일 조 회장이 보통주 30만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조 회장의 지분율은 75.41%에서 100%로 늘었다. 2대주주인 일본의 스포츠브랜드사 돔 코퍼레이션이 20만주(지분율 16.39%), 엔터테인먼트 회사 스톰에스컴퍼니가 10만주(8.2%)를 내놨다.
30만주의 매입가격은 15억원. 최근 악화한 실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8년 18억원, 지난해 25억원까지 적자 폭이 늘었다.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이 처음부터 적자를 낸 것은 아니다. 2014년에는 매출 99억원, 영업이익 7억원, 당기순이익 7억원으로 선방했다. 이후에도 실적은 좋았다. 매출은 2015년 191억원이던 것이 2016년에는 303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덩달아 영업이익도 20억원→ 37억원으로 늘었다. 언더아머가 국내 법인을 세우고 직접 진출하기 전까진 외형뿐 아니라 수익성까지 확보하는 추세였다.
언더아머코리아가 설립되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제품을 독점 수입해 팔았던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은 언더아머코리아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역할에 그쳤다. 매출이 늘어도 수익성을 떨어지는 구조를 보였다. 2016년과 2017년을 비교하면 매출은 각각 303억원과 337억원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매출원가는 85억원에서 196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상황이 이렇자 조 회장은 지분을 100%로 늘렸다. 해석은 2가지로 가린다. 우선 청산에 앞서 다른 주주들의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산 이전 주주들에 원금을 보장해주기 위해서 혹은 주주 간 계약에 따라 2·3대 주주들의 지분을 매입했다는 관측이다. 실제 스톰에스컴퍼니는 갤럭시아코퍼레이션 지분 10만주를 5억원에 취득했는데 조 회장의 스톰에스컴퍼니 지분 매입 금액도 5억원이다.
투자자들에 원금을 보장한 뒤 회사를 키우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조 회장은 2011년 자본금 11억원을 투자한 뒤 △유상증자 11억원 △타주주 지분매입에 약 42억원 등 60억원 이상을 이 회사 지분 매입에 투입했다. 투입한 개인 재산이 적지 않을뿐더러 조 회장이 사내 체육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등 스포츠마케팅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지분을 100% 취득했다는 해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