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4대강 조사하라" 文대통령 지시 맹폭한 하태경 "지극히 이해하기 쉬운 산수"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연합뉴스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비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가 중점 추진했던 4대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사업의 효용성이 여야 논쟁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4대강 보의 홍수조절 기여 여부’를 조사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4대강 사업의 녹조 문제는 비판 받을 점이 있을지 몰라도 홍수 예방 효과는 지극히 이해하기 쉬운 산수 문제”라고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웠다.


하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강바닥을 수 미터(펑균 4미터) 더 깊이 파서 강물 그릇이 더 커졌다면 당연히 빗물 저장량도 많아진다. 그 전에 비해 범람 가능성이 줄어든 것”이라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이것마저 부정하는 문 정권을 보면 그들과 시시비비 가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고 지적한 뒤 “문 정권은 이번 섬진강 범람을 보면서도 강바닥 더 깊이 파내지 않고 그대로 둘 것인가?”라고 비판이 수위를 끌어올렸다.

하 의원은 이어 “4대강 홍수 예방 효과가 없다고 우기면서 섬진강 물그릇 키우자는 주장을 할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해진다”고 비꼬았다.

권성동 무소속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께서 4대강 보와, 홍수의 상관관계를 조사하라고 하시면서 은근히 4대강사업을 디스하셨다”며 “그런데 4대강 사업 이전에는 매년 4대강 유역에서 홍수가 났지만, 그 후로는 금년의 딱 한 번을 제외하고는 4대강 주변에 홍수가 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미 4대강 사업의 효용성이 입증되었는데, 대통령의 폄하 발언을 보면서 진영논리에 갇힌 문 대통령이 안타깝고 답답했다”며 “애매모호하게 홍수의 원인이 4대강 보에 있는 것처럼 호도하지 마시고, 가뭄과 홍수예방에 자신 있으면 지금 즉시 4대강 보를 파괴하시고, 그 결과에 책임지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의원은 “이것이 4대강 보를 둘러싼 쓸데없는 논쟁을 종식하는 길”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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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무소속 의원/연합뉴스권성동 무소속 의원/연합뉴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 시절 예산 22조원을 투입해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에 대형 보 16개를 설치한 대표 사업이다. 물을 가둬 가뭄을 예방하고, 강 바닥에 쌓인 흙을 퍼내 홍수 피해를 막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섬진강은 ‘한국의 5대강’으로 분류되지만, 4대강 사업의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는데, 지난 7일 남부지방에 쏟아진 집중 호우로 섬진강 제방이 붕괴됨에 따라 ‘4대강 보’의 효과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4대강을 옹호하는 쪽은 섬진강 일대에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아 홍수 피해가 발생했으며, 낙동강과 영산강은 4대강 사업 이후 홍수 피해가 확연히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효용성을 부정하는 쪽은 4대강 사업의 홍수 억제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고, 섬진강 범람은 제방 관리가 미흡했기 때문일 뿐이라고 맞섰다.

이에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낸 이재오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4대강 사업’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날 “민주당에 한마디”라며 글을 올려 “4대강 보는 물 흐름을 방해하는 기능은 없다”며 “물을 조절하는 기능은 기계식으로 자동이다. 물이 많이 흐르면 보는 저절로 수문이 열려 물을 흘려보낸다. 보는 물길을 막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발 현장을 가보고 말하라. 부동산 정책 실패를 4대강으로 호도하지 말라”며 “이번 (폭우에) 4대강 16개 보를 안했으면 나라의 절반이 물에 잠겼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또 “신문 방송들도 현장을 다녀보고 보도해달라”며 “나라에 재난이 덮쳤는데 소모적인 논쟁으로 국력을 낭비하고 국론을 분열시키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 전 의원은 전날에도 “한반도 대운하를 하려 했는데 반대여론을 수용하여 4대강 정비를 했다. 4대강 정비로 16개보를 만든 것은 가뭄과 홍수피해를 막는 것이 큰 목적”이라며 “실제로 4대강 정비 이후로 지금까지 4대강 주위에 가뭄과 홍수피해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4대강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존중하나 그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는 없다”며 “4대강 현장이 말해주는 답이다. 논쟁의 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고 적었다.

4대강을 둘러싼 논쟁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로, 현재 진행형이다. ‘홍수예방 효과’에 대한 조사 결과도 정권마다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 박근혜 정부가 꾸린 국무총리실 산하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4대강의 홍수 위험 지역 예방 효과를 93.7%라고 발표했으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난 이후인 2018년 7월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홍수 피해 예방 가치는 0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경남 창녕·함안 지역 등 낙동강과 영산강 일대 주민들 사이에서는 과거 낙동강 범람으로 홍수 피해가 잦았으나 4대강 사업을 추진하고 난 뒤 침수 피해가 없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 작업 이후 홍수 피해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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