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민소통수석비서관에 정만호 전 강원도 경제부지사, 사회수석에 윤창렬 국무조정실 국정운용실장을 각각 발탁했다. 부동산 민심 악화로 청와대 참모들이 지난 7일 집단 사의를 표명한 후 문 대통령은 연쇄적인 수석급 교체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 개편의 핵심인 노영민 비서실장의 경우 연말까지 유임설도 돌고 있어 ‘반쪽 쇄신’이라는 비판도 커진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이 같은 인사안을 발표하고 신임 수석들이 13일 임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앞서 정무·민정·시민사회수석 인사를 단행했다. 집단 사의를 표명한 6명의 참모 가운데 노 실장과 김외숙 인사수석은 교체되지 않았고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던 김연명 사회수석은 교체됐다. 김연명 수석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날 내정된 정 신임 국민소통수석은 신문 기자 출신으로 정책통이면서도 정무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경제신문에서 경제부장·국제부장 등을 거쳤고 2002년 노무현 후보 캠프에 합류해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상황비서관과 의전비서관을 지냈다. 여당의 약세 지역인 강원도에서 수차례 출마했으나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2012년 대선 때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메시지 팀장으로 활약했는데 당시 부팀장이 문 대통령의 ‘복심’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다. ‘소탈하고 적이 없는’ 스타일로 이번에도 여권에서 추천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윤 신임 사회수석은 행시 34회로 공직에 발을 들인 정통 관료 출신으로 국무총리실·국무조정실 요직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했다. 국정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능력이 뛰어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후보로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전 총리와 정세균 총리 모두에게 신임을 받은 것이 이번에 청와대 수석으로 전격 발탁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중앙재난대책본부장인 정 총리 곁에서 빈틈없는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청와대는 두 신임 수석 모두 ‘1주택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일련의 인사 발표를 보시면 아마 공직사회의 문화가 바뀌고 있음을 아실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다만 ‘3기 청와대 개편’의 방점이라 할 수 있는 노 실장의 거취는 확정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9월께로 예상되는 개각까지 노 실장이 마무리 짓고 청와대를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야권에서는 노 실장과 부동산 정책 라인 교체가 없는 청와대 인사는 땜질 인사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정만호 수석 △강원 양구(62) △한영고 △고려대 경제학과 △청와대 정책상황비서관·의전비서관 △KT 미디어본부장 △강원도 경제부지사
◇윤창렬 수석 △강원 원주(53) △원주 대성고 △서울대 외교학과 △행시(34회) △국무조정실 국정과제관리관·사회조정실장·국정운영실장 /윤홍우·김혜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