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지 하루만에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승리를 다짐했다. 두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고 맹비난하며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해리스 상원의원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한 고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해리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소개한 뒤 미국 재건을 돕는 데 영감을 줄 여성이라며 “영리하고 강인하며 이 나라의 중추를 위해 검증된 전사”라고 극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비판하며 자신과 해리스 의원이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와 해외에서 만들어 놓은 엉망인 상태를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은 리더십이 간절히 필요하지만, 우리는 그를 선출한 사람들보다 자신에 더 신경 쓰는 대통령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의 실패한 정부를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며 “83일 안에 우리는 우리나라를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선택할 기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의원은 여성으로서 부통령 후보에 오른 점을 강조하며 “나는 나보다 앞선 야심 찬 여성들을 유념하고 있다”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희생과 결단이 오늘 여기 나의 존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회견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을 반영하듯 넓은 체육관에 청중도 없이 취재진 등 소수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해리스 의원은 마스크를 쓴 채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무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인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시키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청중은 없고 역사가 넘쳐났다”며 이날 회견 분위기를 묘사했다. AP는 또 “다른 대선 때 부통령 후보는 환호하는 군중의 환영을 받았다”며 “마스크를 착용한 기자가 기자 회견에 참석한 캠프 참모들과 후보 가족의 수보다 더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