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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아닌 여성의 이야기를 하자” 12명의 여성 만화가가 그린 단편만화 ‘여명기’ 눈길




‘여성이 주인공일 것, 로맨스물이 아닐 것’

이 같은 조건을 내걸고 시작한 만화가 있다. 바로 여성 주연, 비(非)로맨스 만화 ‘여명기(女命記)’이다.

‘여명기’의 시작은 펀딩이었다. 지난 1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공개되어 약 한 달만에 후원자 4,455명, 후원금 142,693,900원을 달성하며 애초에 목표했던 3백만원에 무려 4,756%나 웃도는 지지를 받았다. 여성 서사의 저변을 넓히고자 한 청년 여성 작가들의 도전과 새로운 시도에 많은 이들이 주목한 결과였다.


‘여명기’는 AJS, HOSAN, 꾸마, 남수, 마노, 마빈, 뻥, 서각, 앵몬, 이요, 코익, 하토 등 작가 12명의 단편만화 12편이 수록되어 있다. 장르 또한 드라마, 코미디, SF, 판타지, 역사물까지 다양해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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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공통점이라면 여성을 낭만적 관계의 틀 안에만 가둬두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한 인간의 모습으로 그려냈다는 점이다. 단순한 여성서사가 아니라 시대적 배경의 범위도 넓고, 비좁은 고시원에서부터 광대한 우주에 이르기까지 극중 인물들은 자신이 발을 딛고 서 있는 그곳에서 꿈을 꾸고 스스로를 찾아가는 것이 특징이다.

가부장제의 사회에서 희생당한 선대의 아픔을 그린 ‘이스파라의 마녀’, 자립을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여성의 모습을 담은 ‘플랑크톤의 귀향’, ‘어떤 날’, 탈코르셋 운동에 관한 ‘시스터후드’, 세대와 인간세계를 뛰어넘는 연대와 화해가 돋보이는 ‘최저 임금을 위하여’, ‘노아의 방주’ 등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가 흥미를 더한다.

‘여명기’에는 단편 외에도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홍난지 교수와 영화 기자이자 에세이스트인 이다혜 작가의 칼럼도 수록되어 있어 보다 쉽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미공개 일러스트 엽서 2종과 친필 사인도 포함되어 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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