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물난리 재발 막으려면 남탓 그만하고 내 탓을 해야

최근 발생한 홍수 피해가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커지자 정부가 부랴부랴 댐 운영 관리 전반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환경부는 17일 집중호우로 큰 홍수를 겪은 지역의 피해 원인 등을 조사하기 위해 댐 관리조사위원회 구성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18일에는 ‘기후위기 대응 홍수대책기획단’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정부가 뒤늦게 홍수 피해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주원인으로 지적된 태양광 난개발, 물관리 난맥상 등에 대한 처방 없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지 의문이다. 정부 여당은 홍수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태양광발전시설 난립으로 인한 산사태가 지목되자 논란 차단에만 급급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태양광시설 피해를 ‘유례없이 길어진 장마와 예측이 어려운 폭우’ 때문으로 돌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태양광 사업 면적이) 산사태 면적의 1%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산지에 설치된 태양광이 산사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태양광설비 건설 과정에서 산림을 훼손하는 것 자체가 산사태 위험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권은 과거 정부의 4대강 사업에 화살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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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홍수에선 물관리 시스템의 난맥상도 드러났다. 2018년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로 나뉘었던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했는데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수해 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홍수 전에 댐 방류를 못해 피해를 키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16일 전남 구례의 피해 현장을 찾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주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을 정도다. ‘날씨’‘4대강’ 타령만 계속하면 대책도 헛바퀴만 돌 게 뻔하다. 물난리 재발을 막으려면 정부가 ‘내 탓’을 고백하고 태양광· 물관리 등 제기된 문제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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