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기준 세계 2위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미국의 오라클이 중국의 짧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틱톡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라클이 최근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인수를 목적으로 한 사전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라클이 투자회사 제네럴 아틀란틱과 세쿼이아 캐피탈 등 바이트댄스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과 이미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라클은 특히 미국과 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틱톡의 북미 사업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미 틱톡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진다는 분석이다. MS는 틱톡의 북미 사업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글로벌 사업 전체를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8일 미국의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 역시 틱톡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인수전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오라클이 MS를 제치고 틱톡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 역시 점쳐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틱톡은 글로벌 사업 전체를 미국 기업에 매각하는 방안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북미 사업만 사겠다는 오라클의 제안을 더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FT에 전했다. 또한 오라클의 설립자인 래리 엘리슨 최고경영자(CEO)는 자산 667억달러(약 79조원)를 소유한 세계 5위 부자인데다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인물이라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바이트댄스가 45일 이내에 틱톡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에 이어 14일에는 바이트댄스에 틱톡의 미국 내 사업체와 관련한 자산을 90일 안에 모두 매각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압박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