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무주택? 사돈까지 5명이 한집에 사느냐"…김대지 "서민은 그렇게 산다"(종합)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가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가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가 19일 주택 청약을 목적으로 ‘무주택’을 유지하기 위해 처제 명의로 위장전입 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한 아파트에 김 후보자와 아내, 딸, 처제, 사돈관계인 노모 등 5명이 함께 거주하는 것이 통상적이지 않다는 취지의 질문에는 “보통 중산층 이하 서민들은 그렇게 산다”고 답했다.

다만 2009년 잠실로 이사하면서 딸 교육을 위해 기존의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로 주소를 유지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10년 전 일인데 당시 생각이 짧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19일 김 후보자는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주택 청약과 자녀 교육 목적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유경준 미래통합당 의원은 김 후보자를 향해 “김 후보자의 일가족 위장전입은 무려 6회에 이른다”며 “김 후보자가 무주택자라고 청와대가 발표한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011년 김 후보자와 처제, 사돈관계인 노모 등 5명이 처제 소유의 방 3칸짜리 서울 강남구 역삼동 경남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한 점을 지적하며 “다섯 명이 사돈과 어떻게 한 집에 사느냐”고 물었다. 이것이 주택 청약 당첨을 위한 위장전입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보통 중산층 이하 서민들은 그렇게 산다”며 “당시 딸이 초등학교 6학년이라 이모와 자고, 할머니와 잤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에서 여동생이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데, 아들 입장에서 모시려 했지만, (어머니가 서울 생활에) 적응을 못해 내려가셨다”고 개인사를 언급했다.

그러자 유 의원은 “(김 후보자가) 감정적으로 호소하고 있지만 명백하게 고의로 전입 신고한 것”이라며 “국세청장 후보자가 대놓고 법을 위반하는 건 정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2010년 8월 김 후보자 모친이 서울 송파구 잠실동 김 후보자의 집으로 주소를 옮겼고, 이어 김 후보자 가족의 주소는 5개월 만에 서울 강남구 역삼동 처제의 아파트로 옮겨졌다.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가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가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후보자는 이날 제기된 위장전입 의혹 6건 가운데 1건의 의혹만 인정했다.


그는 2009년 송파구로 이사하면서 딸의 전학을 막기 위해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주소를 유지했다는 의혹에 대해 “생각이 짧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캐나다 파견을 다녀와서 잠실로 집을 옮기니 딸의 새로운 학교 적응을 우려해 부모 입장에서 (아이) 엄마와 딸이 주소를 늦게 옮기는 방법으로 (기존 학교에) 계속 다녔다. 부끄럽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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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교육청에 문의 결과 위장전입은 아예 주소를 두지 않고 하는 걸 위장전입이라 한다”며 “이번 경우도 위장전입이라 볼 순 있지만 학구 위반이라 표현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윤희숙 통합당 의원은 “국세청장의 인사청문회는 후보자가 법치라는 것을 얼마나 강하게 갖고 계신지가 굉장히 중요한 덕목”이라며 “후보자는 송구스럽다고 대충 퉁 치고 있는데 법에 대해서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김태흠 통합당 의원이 제기한 ‘자산 축소’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12년 서울 강남구 임대아파트를 청약할 당시 자신의 자산을 45만 원으로 기재해 자산 규모를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전세보증금 2억3,000만원 등이 자산에 누락됐다는 것이다.

이에 김 후보자는 “당시 자산 기준에는 토지만 들어가고 다른 건 일체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국세청도 이날 “청약자격 요건 중 자산평가 기준은 부동산과 자동차 가액만으로, 전세보증금과 은행예금, 주식 등 금융자산은 자산 평가시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지난 2015년 7월 서울 강남구 자곡동 LH 분납 아파트(일정 기간 실거주 뒤 분양으로 전환되는 임대주택) 청약 과정에서 가점을 받기 위해 노모를 세대원을 등재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일반공급은 소득요건이 없고 노부모 봉양 특별공급 조건(3년 이상 주소 이전)과는 전혀 무관한 청약이었다”고 했다.

또 자곡동 분납 임대아파트에 주소지를 두고, 2016~2017년 사이 강남구 역삼동에 원룸을 얻어 실거주하지 않고 시세차익만 노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 딸이 고교 2학년이었는데 학원 다니기가 너무 힘들다고 해서 근처에 집을 얻어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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