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집 안 팔아" 아파트 증여 1.4만 역대 최고…서울 전세물건도 36% 뚝[사라지는 매물]

다주택자 안 팔고 부의 대물림

7월 전국 아파트 증여 역대 최고

증여 건수 이전 최대치 2배 달해

규제 약발 안 먹히고 매물만 잠겨

서울 전세 매물도 갈수록 줄어

이번 주까지 60주 연속 상승

전세가 상승 인근 수도권 확산




# 지난 7월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는 1만4,000여건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6·17대책’에 이어 ‘7·10대책’ 등 규제정책을 쏟아내며 다주택자를 압박했지만, 집을 팔지는 않고 부의 대물림인 ‘증여’를 택한 집주인들이 더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0일 기준 2만6,088개로 조사됐다. 한 달 전인 7월20일 기준 매물(4만889개)과 비교했을 때 36.2%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5~7월 4만건 이상을 유지했으나 8월 들어 2만건으로 크게 줄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매물 부족으로 60주째 상승했다.

세금부터 대출·임대차까지 총망라한 정부의 규제책에 시장에서 매매·전세 물건이 사라지고 있다. 각종 대책을 견디지 못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 봤지만 되레 주택을 자녀에게 증여하고 셋집을 비워두고 있다. 한 전문가는 “증여가 늘어나면 그만큼 매물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며 “집주인을 압박해 시장에 매물을 내놓겠다는 정부의 의도하고는 다르게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팔자’보다는 ‘주자’, 7월 증여 역대 최고=이날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는 1만4,153건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전 최대치인 2019년 7월(6,605건)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아파트 증여는 매월 2,000~4,000건 수준을 유지해왔고 올해 들어서도 많아야 6,000건대였다. 하지만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세율을 대폭 올리자 한 달 새 증여가 폭증했다. 매물로 나와야 할 물건이 자녀 등에게 돌아간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 또한 3,362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별로 보면 노원구가 407건으로 가장 많았다. △송파(405건) △양천(336건) △강남(282건) △용산(229건) △마포(152건) △구로 (150건) 등의 순이었다. 경기도 4,919건을 기록, 전월(1,385건) 대비 세 배 이상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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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들이 아파트를 대거 증여하면서 매물은 잠기는 양상이다. ‘아실’의 매물 통계를 보면 이날 기준 8월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4,905개였다. 6월(8만3,441개), 7월(6만8,760개)에 이어 지속적인 감소세다. 전세 매물은 양도세 실거주 요건 강화에다 임대차 3법 등으로 감소 폭이 더 크다.





◇줄어든 매물에 전세도 매매도 강세=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전세가 상승 흐름이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0.12%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번 주까지 포함하면 60주 연속 상승이다. ‘전세 폭등’ 현상은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지역으로도 옮겨붙고 있다. 경기 전세는 지난주와 동일한 0.2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과천의 이번 주 전세가 변동률은 지난주보다 0.10%포인트 오른 0.51%다. 올해 입주한 경기 과천 중앙동의 ‘과천푸르지오써밋’의 전용 109.9㎡ 전세가 지난달 말 12억원에 거래됐다. 불과 6월 말까지만 해도 같은 평형의 전세 실거래가는 9억~10억원대였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도 오름세가 유지되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번 주 0.02% 올라 지난주와 같았다. 감정원은 강남 4구의 고가단지 위주로 매매시장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중저가 및 재건축 단지는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혁준·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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