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1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수석부의장 정세현)는 통일연구원(원장 고유환)이 공동 주최한 ‘광복 75주년 기념 평화통일포럼’에 참석해 “광복 100주년을 맞는 2045년에는 8,000만 겨레가 기쁨으로 맞이할 평화통일의 희년을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것이 우리 선열들이 꿈꾸었던 진정한 광복의 실현이라는 의미도 덧붙였다. 이 장관은 아울러 현재의 ‘작은 교역’에서 출발해 보건의료, 공동방역, 기후환경 등 3개 분야에 대해 구체적인 남북 협력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의 단편적이고 개별적인 교류 방식에서 벗어나 더 종합적인 남북협력의 틀을 만들어 북한의 신뢰를 얻겠다는 복안이었다. 다음은 이 장관 축사 전문.
이인영 통일부 장관 축사
여러분, 반갑습니다. 통일부장관 이인영입니다. 참으로 힘들고 무더운 여름의 한가운데서 여러분을 뵙게 됐습니다.
오늘, 광복 75주년 기념 ‘평화통일포럼’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의미 있는 행사를 준비해 주신 민주평통 서울지역회의와 통일연구원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도 올립니다. 포럼의 시작과 함께 환영과 축하의 인사를 전해주시는 현정은 민주평통 서울부의장님과 이승환 사무처장님, 고유환 통일연구원장님, 국회의 송영길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오늘 토론의 자리를 빛내주실 정세현 수석부의장님, 김상근 KBS 이사장님, 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장님을 비롯해 여러 통일계 원로님들께도 감사 말씀과 깊은 마음의 존경을 표합니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행사에 참석해 주신 모든 귀빈 여러분께도 감사와 환영의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무차별한 확산 속에서 전례 없는 위기와 불안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팬데믹 상황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정치, 군사, 외교, 안보 등 세계를 지배해 온 그 어떤 의제도 이제 ‘생명’의 문제에 우선하거나 그보다 강력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통령께서는 “한반도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안보이자 평화”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남북은 한반도라는 하나의 몸을 나누어 살아가는 생명공동체, 운명공동체입니다.
남북주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공동의 비전을 세우고, 또 힘을 모으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협력과제는 없습니다. 이는 남북의 지도자들이
지난 2018년 평양공동선언 등을 통해 호혜적 협력을 약속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경계를 넘나드는 재해와 재난을 이겨내려면 남과 북도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소통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노약자, 어린이들의 아픈 곳을 낫게 할 약품과 물자가, 그리고 여성과 아동들이 더 건강한 몸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영양식과 식량이 그 어떠한 정치적인 이유로 멈춰서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이것이 한반도 생명공동체로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상식’이며 기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저부터 지켜 나가겠습니다.
취임 이후 저는 북측에 소독약, 방호복, 진단키트를 보내고 국제기구를 통해 영유아와 임산부를 위한 영양식을 전달하는 등의 ‘작은 결재’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남북 주민의 생명, 안전,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더욱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협력의 접촉면을 넓혀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먼저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에서 출발해서 우리 삶에 밀접하고 남북이 합의를 이루었던 보건의료, 공동방역, 기후환경의 3개 분야에도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지금까지의 단편적이고 개별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종합적이고 합리적으로 남북협력의 틀을 만들어서 북이 신뢰할 수 있고 우리 국민도 공감할 수 있고 국제사회도 당연히 동의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겠습니다.
제재면제 협의 방식도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더욱더 업그레이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제사회와 함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남북의 삶의 문제로부터 평화와 통일을 향한 또 하나의 새로운 길을 내게 될 것입니다.
다만 정치군사적 의제로서의 비핵화, 평화구조 정착, 경제 협력의 큰 담론도 뒤로 하거나 결코 잊고 지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논의와 다른 길에 있다고 판단하지도 않습니다.
하나하나 작은 힘을 모아 길을 넓혀 나가면서도 더 큰 정세의 변화도 동시에 모색해 보겠습니다. 정치, 군사, 안보의 측면에서 남북관계를 전면 복원시키고 한반도 평화경제의 공존과 번영의 길을 열어가는 노력도 결코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올해 광복 75주년을 맞이하는 남북은 꼭 그만큼의 세월을 분단 국가의 아픔과 냉전의 제약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이제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다시 나서는 통화 통일의 긴 여정에서 적어도 광복 100주년을 맞는 2045년에 8,000만 겨레가 기쁨으로 맞이할 평화통일의 희년을 우리가 함께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저는 지난 몇 년 간 매해 여름이 오면 접경지역의 길을 걸었습니다. DMZ 바로 아래에서, 민통선 속에서 분단과 대결의 상징인 그 땅을 밟았습니다. 그곳에도 꽃은 피어났습니다. 그 땅이 어느 쪽에 속해있든 상관하지 않고 곁에 있는 풀꽃의 이름을 묻지 않고, 또 밀어내지도 않으면서 그냥 그렇게 자연은 어우러져서 피어났습니다.
우리 미래세대는 화해와 공존의 어우러짐으로 평화와 번영으로 가득한 더 큰 한반도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것이 우리 선열들이 꿈꾸었던 진정한 광복의 실현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 토론회를 지켜보시는 네티즌들께서도 이 길에 마음을 모아 함께해 주시고, 또 지지해 주시고 그러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