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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이슈]나문희·신민아·김태리…가을 극장가 '주체적 여성'에 주목하라

/사진=‘오! 문희’, ‘디바’, ‘승리호’ 스틸컷/사진=‘오! 문희’, ‘디바’, ‘승리호’ 스틸컷



늘 그래왔듯 이번 여름 극장가도 남배우들이 점령했다. 강동원, 황정민, 이정재, 정우성 등이 여름 텐트폴(주력 작품)을 통해 흥행을 이끌었다.

그러나 가을은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여성 캐릭터가 주축이 된, 여배우들의 작품이 연이어 관객들과 만난다. 다음달 2일 영화 ‘오! 문희’를 첫 타자로 ‘돌멩이’, ‘디바’, ‘도망친 여자’, ‘담보’, ‘승리호’ 등의 영화가 개봉해 여름 극장가의 활기를 이어받을 예정이다.


국민 엄마 나문희는 영화 ‘오! 문희’를 통해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좌충우돌 농촌 수사극을 그리는 이 영화에서 나문희는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 엄니 ‘문희’ 역을 맡아 배우 이희준과 모자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생애 첫 액션 연기에도 도전한 나문희는 뛰고, 나무에 오르고, 직접 트랙터를 모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6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오는 배우 신민아는 새로운 얼굴로 대중 앞에 선다. 영화 ‘디바’를 통해 서늘하고 날카로운 눈빛을 장착한 다이빙 선수로 변신한다. 신민아는 다이빙계의 디바 ‘이영’ 역을 맡아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잠재되었던 욕망과 광기가 깨어나며 일어나는 모습을 세밀하게 표현한다. 그는 다이빙 선수 역할을 위해 실제 선수처럼 근육량을 늘리고, 고소공포증 극복을 위해 쉬는 시간을 쪼개면서 촬영 직전까지 다이빙대에서 연습을 했다

신민아는 “나도 영상을 보고 ‘나에게도 저런 얼굴이 있었나?’, ‘나야?’ 싶을 정도의 모습들이 있었다. 기존에 안 보여드렸던 모습인 것 같아서 신선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다. 좋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신민아와 함께 호흡을 맞춘 이유영은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작품이었다”고 강조했다.

송윤아는 10년 만에 스크린 주연작으로 ‘돌멩이’를 선택했다. 영화에서 송윤아는 마을의 청소년쉼터를 운영하는 센터장으로 사람들에 대해 누구보다도 애정어리면서도 이성적인 인물인 ‘김 선생’으로 등장, 영화 속에 벌어지는 사건에 대해 관객들로 하여금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봐야할지 질문을 던진다.

그는 ‘돌멩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모든 이들이 한 번쯤 생각하고 공감했으면 하는, 우리가 살펴봐야할 우리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느낀 이 울림을 관객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배우 하지원은 스크린 복귀는 5년만이다. 그가 출연하는 ‘담보’는 인정사정 없는 사채업자 ‘두석’과 그의 후배 ‘종배’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하지원은 영화에서 보물로 잘 자란 어른 ‘승이’를 연기한다. 그는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인사를 드려 떨린다. 좋은 영화로 함께하게 돼 너무 좋다”며 “‘담보’는 보석 같은 영화다. 반짝반짝하고 아름다운 영화다. 아마 보는 분들도 그렇게 느끼실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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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주연의 ‘도망친 여자’도 9월17일 개봉한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합을 맞춘 7번째 작품인 ‘도망친 여자’는 김민희와 함께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배우 등이 호흡을 맞췄다. 제58회 뉴욕영화제에서 장편부문에 노미네이트 됐고,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태리는 조성희 감독의 신작 ‘승리호’로 관객을 만난다. 송중기, 유해진, 진선규과 함께 ‘승리호’에 탑승해 팀을 이끌어가는 브레인이자 전략가 장선장을 연기한다. 그는 올백 단발과 선글라스, 레이저 건을 겨누는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또 한 번의 새로운 변신을 예고한다.

김태리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장선장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여성으로서 선장이라는 직함이 최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캐릭터인데, 그 안에 따뜻함이 있다고 느꼈다. 한국 최초 우주영화의 내가 한부분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극장가는 코로나19 사태로 암흑기였지만, 남성 배우들이 장악한 액션물로 여름 극장가는 다시 살아났다. 이 가운데 상대적으로 ‘티켓 파워’가 약한 여배우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케이 마담’의 원톱 주연을 맡은 배우 엄정화는 “영화가 잘돼서 여성들의 이야기가 중심에 놓인 시나리오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의 바람처럼 이번 가을 극장가가 여배우들의 활약으로 인해 남배우에 편중된 영화계를 개선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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