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가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역대 최장수 총리 재임 기록을 앞둔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건강이상설과 사임설이 불거지고 있는 데다 여당 자민당에 맞서 일본 야당이 합당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가 나빠진 원인으로 쉴새 없이 근무를 계속했기 때문이라는 아베 정부의 해명에 대해서도 반박하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베 총리의 향후 동정과 일본 정계 개편을 놓고 관심이 쏠린다.
"아베 147일 연속 근무? 거짓말"
지난 17일 아소 부총리는 17일 취재진에게 아베 총리가 올 1월 26일부터 6월 20일까지 147일간 하루도 휴일처럼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 기간을 쉬지 않은 채 일하고 몸 상태가 나빠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느라 쉴새 없이 일했다는 것이다.
아베 정권의 핵심 멤버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18일 민방 BS 프로그램에서 “조금 더 쉬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건의하고 있다”면서 ‘과로 상태’인 아베 총리에게 휴식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아베, 두달만에 또 검진 받아 '건강이상설 증폭'
아베 총리의 건강이상설은 한 주간지 보도로 처음 불거졌다. 4일 발매된 사진 전문 주간지 ‘플래시’는 7월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아베 총리가 토혈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스가 관방장관은 토혈 문제에는 즉답을 피한 채 아베 총리의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아베 총리의 몸짓이 느려지는 등 많이 지쳐 있는 것 같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다.
"연속 재임일수 신기록 채우고 사임설 솔솔"
아베 총리는 오는 24일 연속 재임일수 신기록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외종조부인 사토 에이사쿠(1901∼1975) 전 총리의 기존 기록(2,798일)을 넘어서는 것이다. 2012년 12월 2차 집권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이미 1차 집권 기간(2006년 9월26일∼2007년 9월)까지 포함한 전체 재임일수 기준으로 지난해 11월20일 역대 최장수 총리에 올랐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제1차 집권 말기인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대장염 악화를 이유로 1년 만에 사임한 바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한 신진 의원은 “혹시 정말로 몸 상태가 나쁘다면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베 정권 위기에 야당 합당 '결집'
두 정당은 내달 중 신당 이름을 정하고 한몸으로 공식 출발할 예정이다. 현재 국민민주당은 중의원(하원, 전체 465석) 40석, 참의원(상원, 전체 245석) 22석을 갖고 있다. 국민민주당을 사실상 흡수하는 입헌민주당은 중의원 56석, 참의원 33석 등 중·참의원에서 89석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국민민주당 의원 62명 중 상당수가 신당에 참여해 일부 무소속 의원을 포함한 신당 의석이 150석가량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통합신당이 여당 중·참의원 의석의 3분의 1 수준을 확보하면서 분당 전인 옛 민진당 수준의 위상을 회복할 전망이다. 현재 연립정권을 이루는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여당이 보유한 중·참의원 의석(전체 710석)은 454석이다. 2011년 3월의 동일본대지진 사태 여파로 이듬해 자민당에 정권을 빼앗긴 민주당은 2016년 3월 민진당으로 간판을 바꾼 뒤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 등으로 다시 갈라진 채 3년 가까이 분열 상태로 있다가 작년부터 통합을 모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