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업계 관계자는 “모든 기업이 지원자 1명을 뽑더라도 전사적인 공을 들인다”며 “지원자들이 회사를 바라보는 인식이 과거와 비교할 때 너무 달라져 회사 입장에서 예전보다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에 대한 로열티 자체가 줄어들면서 기업 입장에서 인재 선발에 그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머리를 굴려도 인재 선발 및 관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일까. 최근에는 회사 조직의 외주화나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통해 이런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한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은 현재 인사 총무 조직 인원을 최소화시키고 관련 업무를 아웃소싱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류 업체도 엑셀 데이터 정리·조회·입력 같은 단순 반복 업무를 최근 로봇자동화(RPA)를 도입해 해결했다. 같은 데이터 정리를 하더라도 사람이 하는 것보다 업무시간이 80% 줄어든 것으로 내부에서 파악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핵심 부서의 업무를 외주를 통해 해결하고 핵심 부서에 회사의 모든 자원을 집중시키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기업 인식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다.
한 중견 기업의 과장은 “요즘 기업들을 보면 ‘생산성 제고’를 명분으로 최소 인력으로 조직을 꾸리고 있다”며 “직장을 다니면서 ‘다른’ 살길을 찾는 ‘사이드 허슬러’를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사람에 대한 투자 마인드가 없어 재교육 등에 등한하게 되고 이에 비례해 직원들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런 것을 마치 일종의 ‘프리 라이더’ ‘월급도둑’이 있다는 식으로 꼬리표를 붙이는 경영진의 단선적인 마인드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최적의 인재를 뽑기 위한 기업의 노력도 점점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심층 인터뷰를 도입해 열정과 능력을 갖춘 인재 찾기에 혈안이다. 카카오의 인턴십 프로그램의 경우 8주간의 일정으로 구성된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등 임원진과 50여차례의 오찬·티타임 일정을 도입했다. 학력이나 전공도 안 본다. 사이드 허슬러가 아닌 진짜 ‘카카오인’을 찾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