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이노베이션, 美 조지아주서 불법 취업 의혹

美조지아주 의원, 공장 건설 현장 불법 취업 조사 요구

배터리 소송서 SK 지지한 조지아 현지 노조 문제제기

SK이노 “소송과는 무관해… 현지 조사에 적극 협조”

더그 콜린스(가운데) 미국 조지아주 하원의원 /EPA연합뉴스더그 콜린스(가운데) 미국 조지아주 하원의원 /EPA연합뉴스



LG화학(051910)SK이노베이션(096770)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서 줄곧 SK이노베이션을 두둔해 왔던 조지아주에서 불법 취업 의혹이 제기됐다.

더그 콜린스 하원의원(공화당·조지아주)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세관국경보호국(CBP)에 SK배터리아메리카(SKBA)의 조지아주 공장 건설 현장 내 한국인 근로자 불법 취업 문제를 전면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SKBA는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


콜린스 의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조지아주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들이 불법으로 일한다는 유권자의 연락을 받았다”며 “이런 행위가 사실이라면 많은 미국 근로자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불법 취업이므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콜린스 의원 측은 한국인 근로자들이 정식 취업비자를 발급받지 않고 비자면제프로그램인 전자여행허가제(ESTA)로 입국해 불법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5월에는 한국인 근로자 33명이 SKBA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기 위해 ESTA로 입국하려다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공항에서 추방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이는 현지 노조가 SKBA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불법 채용을 문제 삼기 시작한 데 따른 것이다. 지역방송인 폭스5는 배관·난방 종사자 노조인 ‘유니언72’가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겼다”며 한국인 근로자 숙소를 촬영하는 등 증거 수집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지아주가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SKBA 공장 건설에 3억달러(약 3,565억원)의 세금 감면과 보조금 혜택을 주고 공장 부지도 제공했으나 일자리 혜택이 한국인에게만 돌아갔다는 게 보도의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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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SKBA 측은 건설 현장 근로자 채용이 자사가 아닌 협력업체 소관이라고 해명했다. SKBA는 “모든 계약업체에 연방정부 규정을 준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현지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 브라이언 켐프(왼쪽) 미국 조지아 주지사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SK이노베이션의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 브라이언 켐프(왼쪽) 미국 조지아 주지사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그동안 조지아주는 ITC에서 진행 중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을 지지해왔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ITC 조사 결과가 조지아주, 나아가 미국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런 이슈를 주의 깊게 평가해달라”는 서한을 ITC에 보내기도 했다.

앞서 ITC는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 예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은 공공의 이익을 들어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미국 내 소송 이해관계자들이 ITC에 서한을 보내고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현재 ITC는 결과를 재검토 중이며 최종 판결은 10월 초로 예정돼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 측은 “불법 취업 의혹은 ITC 소송과 전혀 무관한 별개의 사안”이라며 “현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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