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신용대출 급증' 경고했던 금융당국, 규제 강화엔 신중모드

코로나 확산에 소상공인 어려움 가중 우려

내부서 "당장 대출 조일 필요없다" 목소리




최근 신용대출·전세자금대출 급증을 두고 구두경고를 날렸던 금융당국에서 규제 강화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국면으로 차주의 경제적 여건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신용대출마저 조이게 되면 당장 생활자금이 필요한 가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어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규제 강화를 저울질하고 있다. 당초 당국은 부동산 자금의 우회로를 차단하기 위해 금융권의 신용대출 점검을 강화할 태세였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19일 금융리스크 점검반 회의에서 “전 금융권 신용대출 증가액이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이며 6월 이후 증가폭은 더욱 확대됐다”며 “금융사 차원에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이런 강경한 스탠스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심상치 않은 코로나19 재확산 때문이다. 신용대출 규제 강화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등 취약 차주를 더욱 옥죌 수 있어서다. 지난해부터 대출 규제가 촘촘하게 마련된 만큼 당장 대출을 조일 필요는 없다는 내부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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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금융당국이 신용대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은 최근 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 금융권 신용대출 증가액은 올 4월 전월에 비해 6,000억원, 5월 1조1,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6월 3조7,000억원, 7월 4조원까지 늘어났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안정자금 수요에 주식투자금, 주택시장 과열에 따른 긴급 매매자금 수요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린 영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대출로 받은 자금의 사용처를 차주별로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주식·부동산 시장 거래대금 추이 등 보조지표를 활용해 신용대출 자금의 흐름을 살필 계획”이라며 “신용대출 규제와 관련한 은행권 점검을 강화해 은행들의 DSR 준수 여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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