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2급 비밀 내용을 통화할 수 있는 일명 ‘비화(秘話)폰’을 폴더폰에서 5세대(5G) 스마트폰으로 교체했다. SK텔레콤(017670) 2G 서비스가 지난달 공식 종료된 데 따른 조치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달 중순부터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군단장, 정보·작전 참모 등 주요 직위자 500여명에게 군 전용 비화 스마트폰을 지급했다. 해당 스마트폰은 삼성전자(005930) 갤럭시S20을 개조해 도청 방지를 위한 특수 보안 프로그램 등을 탑재한 기기다.
군이 스마트폰을 비화폰으로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은 그동안 2G 폴더폰을 비화폰으로 사용했다. 비화폰이 폴더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교체되면서 기존의 전화·문자를 통한 비밀 공유가 사진·영상 등 데이터 통신 위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마트폰에 설치된 자체 메신저를 통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처럼 실시간으로 다수에게 상황을 전파할 수 있다. 해외에서 로밍을 통해 사용할 수도 있다.
정부는 이 기기가 암호기술을 적용한 특수 소프트웨어를 통해 상용 이동전화망에서도 안전하게 군사 자료를 유통하고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 기능은 폴더폰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비화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전화·문자메시지·자체메신저·카메라뿐이다. 사진 촬영은 보안 프로그램이 활성화된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인터넷·와이파이·테더링·USB 기능 등은 모두 차단됐다. 비화 스마트폰이 분실됐을 때를 대비해 원격으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모든 파일이나 기록 등을 삭제할 수도 있다.
군은 이번 비화 스마트폰 교체를 계기로 모바일 국방 업무도 발전시킬 계획이다. 비화 스마트폰을 통해 모바일 결재를 하거나 국방 e메일 망을 사용하는 실험 사업은 내년에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