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제’ 박인비(32·KB금융그룹)가 “퍼트가 살아나는 느낌이었고 첫날이 아쉽지만 이후 잘 마무리한 것에 만족한다”고 첫 메이저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박인비는 24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로열트룬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AIG 여자오픈(총상금 450만달러)에서 단독 4위를 차지했다.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는 데일리 베스트인 5언더파 66타를 몰아쳐 최종합계 1언더파 283타(77-69-71-66)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1라운드를 심한 바람 속에 6오버파 공동 88위로 시작한 박인비는 이후 공동 17위, 공동 13위로 힘을 낸 뒤 4위까지 끌어 올리는 뒷심과 집중력을 발휘했다.
경기 후 박인비는 “첫날 빼고 둘째 날부터는 전체적으로 좋았다”며 “마지막 날에 버디 맛을 많이 봐서 기분이 좋다”고 총평했다. 이어 “이 골프장이 바람이 불면 어려운데 바람이 안 불어서 선두권 선수들도 좋은 플레이를 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제 플레이를 하려고 집중했다”고 역전 우승에 대한 기대는 크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캐디를 맡은 남편이자 스윙코치인 남기협 씨에 대해 “메이저대회에서 처음 캐디를 했는데 힘든 컨디션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한 그는 “빨리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져서 앞으로는 많은 분과 함께 대회를 치르고 대회도 계속 열리는 등 좋은 에너지가 생기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우승컵은 조피아 포포프(28·독일)에게 돌아갔다. 세계랭킹 304위이고 현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출전권도 없는 무명의 반란이었다. 3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포포프는 3언더파 68타(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를 쳐 2위 재스민 수와나뿌라(태국·5언더파)를 2타 차로 제쳤다. 우승상금은 67만5,000달러(약 8억원)다.
포포프는 여자골프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최초의 독일 선수가 됐고 2006년 여자골프 세계랭킹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순위의 메이저 우승 기록도 썼다. 종전 최저 순위 메이저 우승은 지난해 6월 KPMG 여자 PGA챔피언십을 제패한 해나 그린(호주)의 당시 114위였다.
2주 연속 영국에서 대회를 치른 LPGA 투어는 미국으로 이동해 오는 28일 개막하는 아칸소 챔피언십으로 일정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