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개원식 연설을 마친 뒤 차담회에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재확산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 논의가 표류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청와대의 회동 제의를 ‘국면전환용’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고 있고, 방역에 비상이 걸린 청와대도 회동을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김종인 통합당 대표가 요구한 문 대통령과의 ‘일대일 회담’ 방식을 청와대가 껄끄러워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통합당 비대위 관계자는 24일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 회담과 관련해 실무적 논의를 하자는 연락이 온 것이 전혀 없다”면서 “여당은 코로나19 재확산을 두고는 마치 전광훈 목사와 광화문 집회가 통합당과 연관이 있는 것처럼 공격하고 있는데, 청와대 역시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니깐 국면전환용으로 회담을 제안했다는 그간의 관측이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통합당이 회의적인 입장인 가운데 청와대 역시 회동 제안 사실을 공개했을 당시처럼 적극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방역부터 시작해 부동산 정책, 재난지원금 문제 등 현안이 줄줄이 쌓여 있는 것도 부담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외부 일정의 경우 대부분 코로나 19 방역 현장에 집중하고 있다.
‘일대일 회담’이라는 김 위원장의 역제안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도 아직 정리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표 회담을 해왔던 전례들도 있고, 또 다른 정당의 입장들도 있다”면서 일대일 회담에 대한 ‘신중론’을 고수했다. 회담의 기본적인 형식에 대한 여야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관계자는 “지지율이 다시 올라간 이후로 (청와대가) 연락하지 않는 모양새다. 사실상 회담 제안을 던지고 만 것 같다”고 전했다.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 전당 대회 이후 새로운 당 대표가 뽑히면 본격적으로 여야 회담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김혜린·윤홍우기자 ri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