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이 2급 군사기밀 내용을 통화할 수 있는 일명 ‘비화(秘話)폰’을 2G 폴더폰에서 5G 스마트폰으로 교체했다. 이에 군이 1990년대에 나온 2G폰을 지금까지 사용했다는 점, 3G와 4G를 거치지 않고 바로 5G 폰을 사용하게 된 점에 대한 궁금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군 관계자는 24일 “비화폰은 한번 지급하면 보통 10년 이상은 쓰는데 2G 폰을 지급한 게 10년이 넘었고, 최근 2G 서비스가 종료됨에 따라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보급되는 폰 역시 10년 이상은 사용해야 하는데 현재 최신 휴대폰이 5G 폰”이라고 설명했다. 2G 폰 지급 이후 2000년대 들어 3G와 4G 폰이 나왔지만 그동안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어 굳이 2G 폰을 버리고 새로운 휴대폰을 지급할 필요성이 없었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비화폰은 군사기밀에 대한 내용을 주고받는 용도이기 때문에 폰의 다양한 기능보다는 보안성이 우선이다”며 “군내에서 비화폰 사용자가 500여명 쯤 되는데 일반인들처럼 2~3년마다 폰을 교체하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달 중순부터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군단장, 정보·작전 참모 등 군 주요 직위자 500여명에게 군전용 비화 스마트폰을 지급했다. 특수 보안 프로그램 등이 설치돼 있어 도청방지 등의 기능이 있는 신형 비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제조한 갤럭시 S20을 군 전용으로 개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암호기술을 적용한 특수 소프트웨어를 통해 상용 이동전화망에서도 안전하게 군사 자료를 유통하고 보호할 수 있다”며 “비화 스마트폰에 설치된 자체 메신저를 통해 다수에게 실시간 상황 전파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비화 스마트폰 메신저는 카카오톡처럼 단체 채팅방도 개설해 여러 명이 동시에 메시지와 사진·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비화 폴더폰은 해외에서 사용이 불가능했지만 비화 스마트폰은 해외에서도 로밍을 통해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스마트폰의 개방성 때문에 보안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보안 기능은 폴더폰과 비슷한 수준이고, 비화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전화·문자메시지·자체 메신저·카메라 뿐”이라며 “인터넷, 와이파이, 테더링, USB 기능 등은 모두 차단돼 비화 스마트폰의 자료를 외부로 빼내거나, 외부 자료를 비화 스마트폰으로 옮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비화 스마트폰이 분실됐을 때를 대비해 원격으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모든 파일이나 기록 등을 삭제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