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의대 설립방안 주요내용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49명) 활용, 2024년 3월 개교 추진
-의료취약지, 필요 공공의료인력 고려 시·도별 일정 비율 배분 선발
-10년 동안 공공보건의료기관 종사 조건 비용 일체 국고 지원
자료:보건복지부
“대놓고 불공정 사회를 지향하겠다니.”(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입학 비리를 저지르겠다는 것.”(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정부와 의사단체가 힘겨루기하던 공공의대 설립안이 뜻밖의 ‘공정성 논란’에 휘말리며 불똥이 정치권까지 튀었다. 구체적인 학생 선발방법이 나오지도 않았지만 오히려 이 같은 모호함이 ‘입맛대로 선발’이라는 의혹으로 이어졌고 가뜩이나 윤리성을 두고 홍역을 앓은 시민단체까지 엮이며 제도 출발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야권은 25일 공공의대 선발 논란이 불거지자 “시·도지사와 시민단체가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일제히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신 딸 넣어줄 테니 내 아들도 추천해달라는 추잡한 협잡이 판치는 ‘그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가짜 표창장, 허위 인턴 증명서, ‘나이롱(가짜)’ 봉사확인서를 찍어내는 기계가 총동원될 것”이라며 “현대판 음서제를 대놓고 제도화하겠다는 정부, 그야말로 부정 비리의 제도적 합법화”라고 주장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도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나라는 자유롭게 입학 비리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나라였다”고 비꼬았으며 같은 당 박수영 의원 역시 “시·도지사와 시민단체가 제대로 된 추천을 하리라는 보장이 어디에 있나”라고 지적했다.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한 여당과 정부는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애초 국가와 공공에 꼭 필요한 의사를 양성하자는 게 설립 취지였고 공공의대 설립 논의 자체는 수년 전부터 시작된 오랜 이슈이기 때문이다. 최근 의사단체와 갈등을 겪은 지점도 공공의대에서 의사 수련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무복무기간 10년이 현실성이 있는지 등이었을 뿐 선발 방식은 논외였다. 공공의대 설립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발의만 됐을 뿐 제대로 논의조차 안 이뤄진데다 실제 개설 시점도 4년 뒤인 오는 2024년인 만큼 학생을 어떻게 뽑을지는 한참 뒤의 일이기도 하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시민사회단체의 추천 몫이 따로 있는 것 아니냐’ ‘시장·도지사가 별도로 추천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 계속 논란이 되는데 그렇게 할 수도 없고,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적인 방침이자 입장”이라며 “선발에 대해서는 법률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또 이에 따른 여러 후속 과정에서 논의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