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제조업 체감경기가 4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8월 전(全) 산업 업황 BSI는 66으로 전월 대비 4포인트 올랐다. 전 산업 BSI는 지난 4월 51까지 떨어진 뒤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BSI는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수로 100이 넘으면 업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고, 반대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한은은 이번 조사 결과에 지난 15일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재확산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는데 응답 기업의 70~80%가 조사기간 초반에 조사표를 제출했다. 지난 15일 이후로는 답변을 제출한 기업이 거의 없어 코로나19 확산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다음 달 BSI와 관련해 “9월 상황을 알 수 없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다시 올 것이라는 예측이 많기 때문에 상하방 리스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조업 BSI는 66으로 전월 대비 7포인트 올랐다. 자동차가 자동차 부품 판매 회복 영향으로 23포인트나 상승했다. 한은은 전기차 관련 수요가 늘면서 자동차 부품 시장 상황이 빠르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 BSI는 반도체·스마트폰 판매 증가에 힘입어 14포인트 올랐고, 1차 금속도 철강제품 가격 회복으로 11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BSI는 전월 대비 8포인트 오른 70을 기록해 2011년 3월(11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중소기업 BSI도 62로 전월 대비 8포인트 오르면서 2009년 4월(10포인트)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업 형태별로 살펴보면 수출기업 BSI는 8포인트 오른 72, 내수기업 BSI는 7포인트 오른 62를 나타냈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66으로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신규 게임 출시 등으로 정보통신업이 6포인트 올랐으나 사회간접자본(SOC) 설계와 감리 수준 부진 영향으로 전문·과학·기술 BSI가 12포인트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기업과 소비자를 모두 포함한 민간의 경제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ESI는 79.7로 전월 대비 6.7오르면서 2009년 8월(9.6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