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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박사'와 '美 국채금리' 반등에도..."경기 회복세 점치기 어렵네"

미국 10년물 금리 0.688% 기록

월초 대비 반등...구리 가격도 강세

PMI 등 경기 '모멘텀'은 좋지만

실물경기는 여전히 마이너스 전망

"유동성에 설명력 높지 않다" 해석도

‘닥터 코퍼(Dr. Copper·구리 박사)’라고 불리면서 경기 가늠자로 꼽히는 구리 가격이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미국 10년물 금리도 이번 달 초반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아직 세계 경기 ‘절대 수준’이 회복한 것이 아닌데다 각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모든 자산 가격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만큼 현재의 구리·금리 동향이 기존의 해석처럼 ‘경기 개선’을 의미한다고 단언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0.034%포인트 오른 0.688%를 기록했다. 4일 0.512%까지 떨어졌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반등세를 보이면서 13일 0.717%까지 상승했다. 최근 상승세가 약해졌지만 구리 가격 역시 강세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톤당 가격은 0.5% 내린 6,544.50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저점을 찍었던 지난 3월23일에 비해서는 41.7%나 올랐다.

통상 구리 가격과 국채 금리의 동반 상승은 자산시장에서 경기 회복 신호로 읽힌다. 구리는 제조업에서 주로 활용되는 원자재인 만큼 경기가 활기를 띨수록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국채 금리는 안전자산 선호와 반비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기존의 해석처럼 두 변수의 동향으로 경기 반등 신호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근 미국 마킷 제조업 8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3.6으로 발표되면서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제조업 심리가 회복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경기 레벨 ‘자체’가 반등세라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국제통화기금은 6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4.9%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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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 때문에 두 상품의 가격 변수와 경기 펀더멘털 사이의 상관성을 뚜렷하게 제시하기가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유동성에 힘입어 이번 달 초까지 국채 가격 상승(금리 하락)과 구리 강세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분석 때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PMI 등) 경기 모멘텀은 바닥을 찍고 올라가고 있지만 산업생산 등 경기의 절대 수준 관련 데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며 “지금은 경기 ‘모멘텀’과 ‘레벨(수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유동성이 기저에 깔리면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묘하게 동행하고 있는 구도”라고 해석했다.

유동성 장세로 당분간 미 국채 금리가 0.6~0.7%대 ‘박스권’에 머무를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8월 중순 이후 미국 국채 금리가 소폭 반등한 것도 국채 입찰에 따른 일시적인 수급요인이 작용했다고 봐야 돼 경기에 대한 기대가 본격적으로 채권에 반영됐다고 보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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