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광복 75주년을 맞아 일본이 종주국으로 지배하던 시장에서 역전을 이뤄낸 바디프랜드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일본은 70여년 전 처음으로 제품 생산을 시작한 안마의자 종주국이다. 바디프랜드가 창립한 2007년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도 파나소닉을 필두로 한 일본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한 상황이었다. 당시 국내 안마의자 시장은 200억~300억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일본 브랜드의 인지도나 소비자들의 동경은 대단했다.
하지만 실버 제품으로 제작된 일본 안마의자는 검정색 위주의 투박한 마사지 기기에 머물렀고, 바디프랜드는 이 부분에서 사업 기회를 봤다.
철저한 ‘차별화’와 넘볼 수 없는 ‘격차’를 만들어내자는 것이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프로스트&설리번이 지난 2017년 실시한 안마의자 시장 조사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글로벌 안마의자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들을 이겨내고 글로벌 점유율 8.1%로 1위에 올랐다. 파나소닉, 이나다훼미리는 각각 7.7%와 7.2%로 2, 3위를 기록했다.
일본 브랜드 일색의 국내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연구개발(R&D) 차별화 등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 시장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특히 바디프랜드의 R&D 투자는 귀감이 될 만하다. 이 회사는 설립 초기부터 국내 소비자의 다양하고 까다로운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디자인연구소’와 ‘기술연구소’라는 R&D 조직을 세웠다. 집안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는 ‘예쁜 안마의자’, 한국인의 실정에 맞는 기능으로 마사지의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기능의 안마의자’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 2016년에는 정형외과, 신경외과, 한방재활의학과 등 전문의들을 대거 영입해 안마의자와 건강 증진 사이 연관성을 R&D 하기 위한 ‘메디컬R&D센터’도 꾸렸다.
지금까지 바디프랜드는 국내외에서 특허·실용신안·디자인 등 지적재산권 2,413건을 출원했고, 이 가운데 1,354건을 등록하는데 성공했다. 특허청에서 발간한 ‘2019 의료기기 특허 동향 분석’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유수 대기업과 대학을 제치고 치료 보조기기 분야 특허출원 1위로 꼽히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소비자의 초기 비용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렌탈’을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