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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가수] 보아의 20년, '아시아의 별'은 여전히 찬란하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사진=SM엔터테인먼트



‘아시아의 별’ ‘천재 소녀’ ‘역대 최연소 가요 대상’ 수많은 타이틀을 남긴 가수 보아(BoA)의 역사가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그는 누구도 간 적 없는 길을 개척했고, 한국 가요사의 이정표가 됐다.

보아의 지난 20년은 어느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전무후무한 역사였다. 요즘 아이돌 그룹 중 10대 중반의 멤버를 찾는 건 어렵지 않지만, 2000년대 초반 만 13세의 작은 체구 소녀가 솔로 가수로 데뷔한 것은 센세이션한 일이었다. 물론 지금도 보아 같은 가수가 탄생하기는 힘들다. 그가 어린 나이만으로 주목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0대 소녀가 부른 보아의 노래는 데뷔작 ‘ID; Peace B’부터 ‘No.1’ ‘Valenti’ ‘My Name’ 등은 모두 강렬한 분위기다. 힘 있는 보컬부터 파워풀한 댄스는 보아가 솔로 가수로서 자리 잡을 수 있게 만들었다. ‘아틀란티스 소녀’처럼 풋풋한 이미지의 곡도 있지만, 그의 노래는 어린 이미지가 투영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섣부르게 어른 흉내를 내는 것처럼 성숙한 콘셉트를 선보이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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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가 스무 살이 되던 해 발표한 앨범 ‘Girls On Top’도 눈여겨볼 만하다. 보통 성인이 되면서 노출을 감행하는 등 섹시 콘셉트를 잡아 어린 이미지를 떨쳐내려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보아는 남자 댄서 위에 올라타 ‘이 세상의 반, 그건 여자들이 만들 거야’라고 노래하며 색다른 충격을 안겼다. 당시에도 파격적이었지만 지금까지도 회자될 만큼 이 곡은 보아의 보컬, 댄스, 콘셉트가 삼위일체로 완벽하다는 평을 들었다. ‘나는 나인 걸 누구도 대신하지 말아 / 그렇게 만만하게 넘어갈 내가 아니야 / 내 모습 그대로 당당하고 싶어 / 그늘에 갇혀 사는 여자를 기대하지 마’ 그렇게 보아는 당당하게 외치며 자신의 방식대로 성장했다.

보컬과 댄스가 완벽한 퍼포먼스형 가수로 각인된 보아는 싱어송라이터로 자질도 만들어 나갔다. 만 15세에 발표한 ‘No.1’ 앨범 수록곡 ‘Realize(Stay With Me)’을 시작으로 직접 작사, 작곡한 곡들을 싣다가, 2012년 자작곡 ‘Only One’을 처음으로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 2015년에는 전곡 프로듀싱에 도전한 앨범 ‘Kiss My Lips’로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최고음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Only One’을 기점으로 보아는 직접적으로 자신의 감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전 곡들보다 보컬에 힘은 뺀 대신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자연스럽게 앨범에 점점 자신의 이야기를 채워나가면서 스스로 진화해나갔다. 2018년 발표한 ‘Woman’을 직접 작사한 보아는 시대를 앞서간 노래라고 평가되는 ‘Girls On Top’을 확장했다. 소녀의 당당함에 대해 말하던 보아는 ‘여자다운 것 강요했던 그때 (Girls on top) / 여자다움 몰랐었던 그때 (Did’t know that) / 이젠 알아 진짜 필요한 그것 (I’ve got it) / 내면이 강한 멋진 나인 걸 / Feels good to be a woman’이라고 정의 내리는 성숙한 여성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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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는 엑소, 방탄소년단 이전에 해외에서 이름을 떨친 K팝 선구자이기도 하다. 데뷔부터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둔 그는 일본에서 발표한 첫 정규앨범 ‘LISTEN TO MY HEART’(2002)으로 한국인 최초 오리콘 주간 차트 1위, 일본 최고 권위의 연말 가요축제인 NHK 홍백가합전에 2002년부터 6년 연속 출전하는 등 명실상부 톱 가수로 자리 잡았다. 2009년에는 미국 진출까지 도모해 미국 데뷔 앨범 ‘보아’(BoA)로 한국 가수 처음으로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127위로 진입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많은 K팝 가수들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고 있지만, 보아가 걸어온 길은 그 누구도 걷지 않았던 불모지였다. 그의 20년은 K팝 가수를 꿈꾸는 후배들의 이정표가 됐다. 보아가 만 25세의 나이로 기획사를 대표해 SBS ‘K팝스타’ 심사위원석에 앉은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20주년을 맞은 보아는 “이제 막 가수로서 성인이 된 느낌”이라고 말한다. 어느덧 본명보다 가수 보아로서 산 삶이 더 길어진 그는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팬들과 함께한 20주년 기념 V라이브 방송에서 그는 “이왕 보아라는 아티스트로 태어난 것,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죽자. 음악 춤 공연 다 할 수 있을 때까지”라고 변함없는 열정을 약속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20주년 앨범은 특별한 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이 1순위다. 그는 한 패션 매거진 인터뷰에서 “20주년이어도 나 하고 싶은 음악 할 거야, 이게 중요한 것 같다. 하지만 20주년 앨범이니까 물론 좋은 노래가 있어야겠죠. 하고 싶은 걸 할 것”이라고 자신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당당하고 자신있다. 누구나 따라가고 싶지만, 아무나 따라갈 수 없는 유의미한 길, 그는 계속해서 미래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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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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