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인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에서 게임 앱을 구매하거나 ‘인앱결제(앱 내 결제)’를 했을 때 발생하는 수수료 비중입니다. 그간 여러분이 구매해온 유료게임 구매액은 물론 게임 앱에 충전한 캐쉬, 구매한 아이템 등 모든 결제를 통튼 금액의 30%가 구글과 애플로 흘러갔습니다. 알고 계셨나요?
구글·애플, 왜 이렇게 시끄러워?
애플은 기존에도 앱 종류와 관계 없이 30% 수수료를 부과해왔습니다. 특히 반복적인 인앱결제가 꾸준히 일어나는 게임 분야에서 지출하는 수수료 규모는 상당할 수밖에 없죠. 한국모바일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모바일 콘텐츠 매출의 절반 가량(45.3%)이 인앱결제에서 나왔고, 마켓별 매출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87.8%에 달했습니다.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 중인 국내 모바일 게임 앱 매출은 지난해 4조2,880억원에 달했습니다. 매출의 30%인 1조2,000억원이 넘는 금액이 수수료로 지불됐다는 추산이 가능합니다.
다른 방법은 없는 거야?
구글이나 애플 같은 빅테크 기업에 반기를 들 만한 협상력을 가진 앱 사업자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근 언리얼 게임엔진과 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와 애플의 전쟁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에픽게임즈는 자체 시스템을 통한 결제를 유도했다 애플·구글 양쪽 앱 마켓으로부터 차됐습니다. 이에 에픽 측은 애플과 구글의 정책을 공개 비판하며 소송전에 나섰습니다.
불똥은 에픽의 게임을 넘어 다른 서비스에까지 번졌습니다. 애플이 애픽의 앱스토어 개발자 계정을 차단해버린 겁니다. 이렇게 되면 에픽은 앱스토어에 새로운 앱을 등록하거나 업데이트를 할 수 없게 됩니다.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데이팅 앱으로 유명한 매치그룹도 잇따라 에픽게임즈를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그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물어왔던 30% 수수료가 너무 높다는 불만이 터져나온 거죠.
소비자들은 알고 냈나?
문성배 국민대 교수는 “앱스토어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다면시장이면서도 앱 소비자나 개발자 모두에게 대체재가 존재하지 않는 형태이고, 그럼에도 미리 콘텐츠 가격을 비교해 선택할 수 없다”며 “현재 글로벌 사업자인 구글이나 애플이 앱 마켓을 통해 얻는 게 혁신을 위한 인센티브인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개발자 유인을 저해하는 독점적인 지배인지 냉철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글로벌 출시시켜주니 30% 내라고?
한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는 “예를 들어 구글이나 애플이 ‘리니지’나 ‘카트라이더’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데 무슨 도움을 줬다고 할 수 있나”라며 “비즈니스에 직접적으로 다양한 도움을 주는 경우에도 플랫폼 사업자가 10% 이상의 수수료를 받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그에 비해 30%라는 통행료는 너무 과도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수수료 수준을 떠나 자사 결제수단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 당국도 사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실태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시행령 마련에 돌입했고,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현행법 위반 및 시정조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실제 수수료 정책이 효력을 발휘하면 조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앱 마켓 사업자의 30%라는 수수료, 플랫폼 사업자로서 징수할 수 있는 수준일까요? 모바일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앱 서비스의 소비자인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