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4월 서울특별시장 재보궐선거를 두고 거론되는 후보들을 평가절하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외부인사에게 후보를 뺏기는 우둔한 짓은 안 한다”고 했고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서는 “인물만 잘나선 안 된다”고도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1일 공개된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와의 서울시장 후보 연대를 염두에 두느냐’는 질문에 “2011년에 민주당이 어물어물하다가 외부인사에게 시장 후보를 빼앗겼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안 대표의 양보로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선거에 나가 이긴 상황을 말한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에 있는 사람으로서 가장 적절하고 유능한 사람을 후보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가급적이면 새로운 얼굴에, 새로운 서울시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홍정욱 전 의원 등도 거론되고 있다’는 질문에는 “젊기만 하다고 서울시장이 될 수 있다고 보진 않고, 인물만 잘났다고 되는 것도 아니”라면서 “서울시의 복잡한 기구를 운영해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킬지에 대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 내부에서 새로운 사람이 튀어나와서 해보겠다고 하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당내 인사를 후보에 내세우겠다는 점도 밝혔다.
‘윤희숙 의원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이어지는 질의에 김 위원장은 “물론 초선 의원 중에서 한 사람 나올 수도 있는 것”이라며 “꼭 그 사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라고 답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후한 평가를 줬다. 그는 “만나거나 통화한 일은 없다”면서도 “윤 총장은 자기 직군에 가장 성실한 사람이라고 본다. 대한민국에 소신이 확실한 저런 검찰총장은 없었다”고 평했다. 다만 “검찰총장으로서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보는데, 현시점에서 (대선 출마 등) 그다음 문제는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고령인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와 연관 지어 대선 도전 의사를 묻자 “떠날 시점이 언제라고 하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그런 얘기는 안 물어봐도 된다. 바이든은 미국에서나 있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께에도 보수진영의 잠룡들을 향해 쓴소리를 한 바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전 자유한국당 대표)과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은 시효가 끝났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는 면전에서 당시 한나라당(현 통합당)이 ‘이건희 아들에게도 공짜로 밥 주란 얘기냐’는 반대 논리를 폈는데, 참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서는 새로운보수당을 만들 당시 “새 당으로 무엇을 지향하느냐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