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사고 외국인투자가는 판 주요 종목들이 코스피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 달간 외국인이 3조원 가까이 매도했음에도 코스피는 6조원대에 이르는 개인 순매수에 힘입어 3.41% 상승했다. 증시에서 커지고 있는 개인투자자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모습으로 평가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순위 10위권에 포진한 반도체·전기차·플랫폼 업종 종목들을 개인이 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매도했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005930)(1조8,834억원), SK하이닉스(000660)(1조129억원), LG화학(051910)(6,278억원), 현대차(005380)(5,489억원), 카카오(035720)(4,395억원), 삼성전자우(3,884억원), 삼성SDI(006400)(2,321억원), NAVER(035420)(1,313억원) 순이다. 반면 외국인 순매도 금액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7,964억원), 현대차(-6,841억원), SK하이닉스(-6,018억원), LG화학(-4,558억원), 카카오(-3,589억원) 순으로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과 동일하다.
이 중 삼성전자 6.74%, SK하이닉스 9.3%, 삼성전자우는 4.04% 하락한 반면 LG화학 30.28%, 현대차 39.53%, 카카오 18.49%, 삼성SDI 13.84%, NAVER 7.14%의 상승률을 기록해 반도체주의 부진을 웃도는 성과를 나타냈다. 개인의 8월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금액은 6조1,703억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코스피가 1,400선까지 급락했던 3월의 11조1,861억원 이후 월간 기준 가장 많은 순매수 규모다. 반면 외국인은 지난달 31일 하루 동안 일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인 1조6,361억원을 포함해 한 달간 2조8,464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개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금액 규모는 40조3,842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개인의 증시 투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급락장에서 증시 반등을 이끈 주요 동력으로 꼽힌다.
증권업계에서는 증시에서 정보와 자금력을 갖춘 개인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사상 최고 기록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신용융자 잔액 규모는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융자 잔액은 16조2,151억원에 이르렀다. 김승한 유화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확대된 가운데 신용융자 잔액 부담이 커진 상황은 수급 측면의 부담 요인”이라며 “증시에서 신용융자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주가 조정이 발생할 경우 일정 기간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경계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