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4년 차 신인’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호투에 미국 매체들도 찬사를 보냈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방송사 KSDK는 2일(한국시간) “김광현이 또 한 번 마운드에서 대단한 투구를 했다”고 평가했다.
김광현은 이날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만 내주고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세인트루이스가 16대2 승리를 거두면서 김광현은 시즌 2승을 달성했다.
KSDK의 코리 밀러 기자는 트위터에서 “이미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김광현의 내셔널리그 신인상 수상 논의를 시작할 때”라며 김광현의 신인왕 가능성을 점쳤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인 메이저리그 칼럼니스트 제프 존스도 트위터에서 “그렇다. 김광현은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차지할 만하다”고 거들었다.
김광현은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선발투수로 활약하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하며 빅 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에서는 베테랑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이다.
세인트루이스 구단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오늘 밤 대량 득점에 가려지면 안 되는 것’이라며 김광현의 투구 사진과 함께 이날 등판 기록을 강조했다. MLB닷컴은 세인트루이스 타선이 1회초부터 6득점을 하느라 “김광현은 준비 운동을 마치고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30분이나 기다려야 했다”며 김광현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투구를 펼친 것에 집중했다.
김광현은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ERA) 0.83을 마크했다. 팀 마무리투수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광현은 두 번째 등판부터 선발 투수로 보직을 바꾼 뒤 선발 4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0.44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이는 1913년 평균자책점이 공식 기록으로 인정된 이후 좌완 선발 투수의 데뷔전부터 4경기 평균자책점 역대 기록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1981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뛰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가 기록한 0.25다. 발렌수엘라는 그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과 신인상을 석권했다.
김광현은 이날 경기 뒤 화상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에서 잡히고, 빗맞은 타구도 야수가 잡아줬다”며 “(코로나19 여파로) 타자들의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다. 신인왕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몸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