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이 4일 오후 4대 의료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집단휴진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하기로 한 가운데 전공의들로 구성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젊은의사비대위)의 극렬한 반발로 합의문 서명식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 날 오후 1시 서울 중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의료계 파업과 의대 정원 증원 등 정책 추진을 중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을 발표하고 서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전 박지현 젊은의사 비대위 위원장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합의문 내용을 반박하는 글을 올린 이후 전공의들이 예정된 서명식 장소를 점거했다. 낮 12시 55분께부터 모여든 전공의 70~80여 명은 ‘졸속행정도, 졸속 합의도 모두 반대’라고 적힌 항의 피켓을 들고 복도를 점거했으며 박 장관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24층에 도착했으나 입장을 막았다. 결국 보건복지부는 오후 1시 30분께 서명식을 서울 정부청사에서 오후 2시에 진행하겠다고 공지했다. 연기된 서명식에는 박 장관과 최 회장이 참석한다.
이 날 서명식 차질은 예상된 바다. 이 날 오전부터 박 위원장은 SNS를 통해 “(합의문 처리 과정에서) 회장이 패싱 당한건지, 나 없이 합의문을 진행한다는 건지?”라는 포스팅을 올려 합의문 서명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SNS와 별개로 전공의 집행부가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범투위 의결은 단일화된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을 의결한 것이고 확정된 어떤 합의안을 의결하고 도장찍는 것을 모두 결정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옳다고 믿는 과거와 다른 방법으로 계속 진행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오후께 최 회장이 대회원 담화문을 통해 “이제 조건 없는 복귀와 구제가 가능해졌다”며 “선배들을 믿고 진료현장으로 돌아가 줄 것을 부탁한다“고 밝혔지만 전공의들이 일제히 최 회장의 SNS를 찾아가 반발 댓글을 달며 혼선이 빚어졌다. 박 위원장은 이 날 오후께 집행부 카카오톡에 ”어차피 들을 생각도 없었고 전공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진행하려 했던 합의라면 지금 전공의 회원들이 현장에 찾아가서 바뀔 것은 없다“며 ”우리가 가진 것은 그들이 이제까지 단 한번도 보여주지 못했던 단결이고 행동력“이라고 말하며 파업을 지속할 것을 독려하는 듯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