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사흘간의 노동절 연휴에 들어간 가운데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노동절 연휴 기간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을 경고하며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고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노동절 연휴 기간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며 미 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했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씻기 등을 꼭 지킬 것을 강조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노스다코타와 사우스다코타, 아이오와, 아칸소, 미주리, 인디애나, 일리노이 등 7개 주에서 연휴 기간 환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은 “우리가 방역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노동절 이후 감염자가 많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보건당국이 일제히 경고에 나선 이유는 연휴 기간 방역 실패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하순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연휴는 경제활동 봉쇄령 완화와 겹치면서 미국에서 코로나19 2차 유행을 촉발했다. 당시 많은 사람이 방역 수칙을 무시한 채 해변과 공원을 찾았고, 이후 텍사스와 플로리다,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 일명 선벨트(Sun Belt) 지역에서 환자가 급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충일 연휴가 끝나고 한 달이 지났을 때 일주일 평균 신규 환자는 6만명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노동절 연휴 이후 실제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브라운대 공중보건대 학장인 아쉬쉬 자 박사는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추세로 볼 때 독감 시즌이 시작하는 가을에 코로나19가 다시 퍼질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밴더빌트 의과대학의 윌리엄 샤프너 박사 역시 “노동절 연휴 이후가 두렵다”며 “미국민의 상당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모임을 갖고 사회적 거리 두기에도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YT는 “일일 신규 확진자는 현충일 연휴 기간 평균 2만2,000명이었지만, 현재는 대략 4만명대를 보여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